■ 역대급 ‘부의 이전’
가격 상승으로 큰 수혜
전체 주택의 36%나 차지
팬데믹발 자산 19조달러↑
소유 형태 다변화 꾀해
베이비붐 세대(1946년~1964년 출생)의 자녀들은 역사상 가장 규모의 세대 간 자산 이전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전체 주택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자 가운데 75%가 자신의 주택이나 수익을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국책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자의 4분의 3이 “주택 자산 중 대부분을 자녀에게 물려줄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디맥은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60~78세의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 3,0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2024년 현재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총 6,5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 전체 주택 소유자 가구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2019년 4분기~2024년 2분기) 기간 동안 전체 가구의 순자산은 약 44조달러, 가구당 33만2,000달러 증가했다. 3%대 30년 모기지 금리가 6~7%대로 급등한 데다 주택 매물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과 금융을 포함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은 19조달러, 가구당 48만6,000달러나 증가했다. 물론 재산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프레디맥은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주택 소유자 자산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7조달러의 주택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 금리 모기지는 베이비붐 세대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소유자의 83%는 “고정 금리 모기지 덕분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준히 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레디맥은 “올해는 가장 베이비붐 세대에서 가장 젊은 1964년생이 60세가 된 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자의 68%가 인종과 관계없이 편안한 은퇴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6년(76%), 2021년(81%) 조사 때 수치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 생활을 위해 주거 형태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66%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10명 중 9명은 침실이 3개 이상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프레디맥은 “지난 10년 동안 이사한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자의 36%가 이미 이전 주택에서 주택 규모를 줄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32%는 “다른 사람의 주택 부지에 있는 ADU(주거부지유닛)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베이비붐 세대 부모의 대다수인 68%는 “자녀의 집에서 함께 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베이비붐 세대는 주택 자산 외에도 저축과 은퇴 계좌, 연금 등 다양한 은퇴 자금 포트폴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자의 9%만이 주택 역모기지를 이용해 은퇴 자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프레디맥의 단독주택 인수부문 부사장 겸 책임자인 소누 미탈은 “베이비붐 세대는 분명히 미국 만의 독특한 주택 금융 시스템의 혜택을 입었다”며 “이같은 시스템은 베이비붐 세대와 그 뒤를 이은 많은 세대를 돕기 위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