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는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광복절 77주년 기념식에 앞서 한인회관에 설치하려던 애틀랜타 제2의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보류하고 동포들의 의견을 더 듣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소녀상을 한인회관에 마땅히 설치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어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것이 한인회장으로서 해야 할 화합과 통합 노력이라고 결심했다"며 "9월 초 코리안페스티벌 개최 후 동포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한 후 한인회 집행부, 이사회, 자문위, 고문단 등과 함께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경성 한인회 이사장도 "이사회가 건립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녀상을 세워 역사 및 인권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데 승인했다"면서 "그러나 졸속 결정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어 더 합리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인회 집행부의 이번 결정은 소수 반대파의 목소리만 반영한 채 대다수 찬성 동포들의 잠잠한 목소리는 외면한 한인사회 분열의 또다른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녀상 설치가 외국인들도 아닌 한인들의 목소리로 설치가 무산된다면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향한 고국 및 미주 한인사회, 그리고 인권을 중시 여기는 미국 주류사회의 손가락질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김백규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장은 "우리가 남의 땅을 얻어 브룩헤이븐에 먼저 소녀상을 세웠으니 이제는 우리 땅인 한인회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소녀상 건립은 우리 역사를 기리고 인권적 기치를 드높이는 교육적 측면에서 추진한 것이지 어떤 정치적 견해도 배제한 순수한 의도임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