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단’이 여성의 ‘생리 전 증후군(PMS)’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은 지중해 둘러싼 국가(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등)의 전통적인 식습관과 문화적 특징을 고려한 것으로 과일ㆍ채소ㆍ견과류ㆍ올리브유ㆍ생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생리 전 증후군은 생리 주기 중 황체기에 나타났다가 생리 후 저절로 사라지는 통증ㆍ메스꺼움 등을 동반한 증상으로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심리·신체적 장애다. 이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21년 9월 가임기 여성(20∼49세) 262명을 지중해식 식단 순응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한 뒤 그룹별 생리 전 증후군 발생 위험이 차이를 분석한 결과다.
국내 가임기 여성 중 생리 전 증후군을 겪고 있는 비율은 3명 중 1명꼴인 34.7%였다.
생리 전 증후군을 겪는 여성 그룹이 지중해 식단에 대한 순응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을 잘 따르지 않으면 생리 전 증후군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지원 교수팀은 연구 참여 여성의 식품 섭취 패턴을, 전통적 식사 그룹(곡류와 생선이나 고기류 등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 채소류 등으로 골고루 식사하는 그룹), 고기와 술 섭취 그룹(붉은색 고기와 주류의 섭취가 많은 그룹), 빵이나 스낵류 섭취 그룹(주로 탄수화물 섭취 그룹)으로 분류해 그룹별 생리 전 증후군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빵이나 스낵류 섭취 그룹이 생리 전 증후군을 겪을 위험은 전통적 식사 그룹보다 2.6배 높았다.
이지원 교수는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빵과 나트륨이 많이 든 스낵의 섭취는 혈중 마그네슘 수치를 낮출 수 있다”며 “생리 전 증후군을 앓는 여성의 혈중 마그네슘 수치가 낮았고, 마그네슘 보충 후 생리 전 증후군 증상이 완화됐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돼 있다”고 했다.
생리 전 증후군은 많은 기존 연구에서 식사습관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중해식 식단에 풍부한 폴리페놀·불포화 지방 등이 생리 전 증후군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지원 교수는 “국내에서도 최근 생리 전 증후군을 호소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증상 완화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식단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수행된 연구에선 고열량·지방·설탕·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여자 대학생에서 생리 전 증후군 유병률이 더 높았다.
2020년 ‘뉴트리언츠’에 발표된 스페인 학자의 지중해식 식단과 여성 생리와 관련성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으로 섭취하지 않는 여성의 생리 주기가 더 길게 나타났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