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에 14발 총격받아
10차례 경찰에 도움요청
30대 한인 여성이 범죄 전력이 있는 백인 남자친구에게 결별을 통보한 뒤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총격 살해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레익우드 경찰에 따르면 한인 2세 최모(33)씨는 지난달 2일 오후 7시께 레익우드 지역의 전봇대를 들이받은 자신의 픽업트럭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살해되기 전 경찰에 긴급 전화를 걸어 “전 남자친구인 윌리엄 릭먼이 모는 차량이 내 차를 쫓아와 앞을 막고 있으며 그가 총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화급하게 말한 뒤 끊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최씨가 무려 14발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한 것을 확인했으며 용의자로 전 남자친구인 릭먼을 추격했다.
릭먼은 범행 후 캘리포니아로 달아났다 최근 북가주 험볼트 카운티에서 체포됐으며 지난주 워싱턴주로 송환돼 첫 법정 신문이 열리면서 사건이 공개됐다.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용의자에게는 보석금 없는 수감 명령이 내려졌다.
피해자는 남자친구에게 총격 피살을 당하기 전 한 달 동안 10차례 넘게 경찰 측에 신고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국 참혹한 죽음을 피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릭먼과 헤어졌으며 지난해 11월 말 텀워터 경찰에 전화를 걸어 “헤어진 남자 친구가 너무 무섭고 나에게 어떠한 범행을 가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면서 “릭먼이 나의 소지품에 추적 장치를 다는 등 언제 어디든지 나를 뒤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씨의 요청에 따라 릭먼은 지난해 12월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씨를 만나려 하거나 스토킹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