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전형서 백인·부유층 자녀 특혜 논란
대학 입학전형에서 백인·부유층 특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동문자녀 특례입학제도 폐지 또는 축소를 위한 법안이 연방의회에서 재추진되고 있다.
동문자녀 특례입학을 허용하는 대학에는 연방정부 지원금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2일 연방 상·하원에 각각 상정됐다.
‘레거시 어드미션(legacy admission)’으로 불리는 동문자녀 특례입학 제도는 입학 지원자 중 부모나 조부모가 그 대학을 졸업한 경우 이를 참작하는 제도다. 동문들의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동문 자녀들의 입학 기회를 넓혀준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제도의 수혜자는 주로 부유층 백인으로, 대입에서 차별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전에도 연방의회에 동문자녀 특례입학 폐지를 위한 법안이 추진된 바 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 시민자유연맹(ACLU) 등 20여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물론, 하버드대 등을 상대로 아시안 대입 지원자 차별 소송을 제기한 ‘스튜던트 포 페어 어드미션스’의 에드워드 블룸 대표 등이 지지 입장을 밝혀 입법 여부가 주목된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동문자녀 특례입학은 백인과 부유층 학생에게 압도적인 혜택을 주는 반면, 저소득 유색인종에게는 기회를 뺏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블룸 대표는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을 위한 평등한 입학 절차를 만들기 위해 동문자녀 특례입학 제도 폐지를 계속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앰허스트칼리지 등 일부 명문대는 동문자녀 특례입학을 폐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상위권 사립대는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3년 하버드대가 명문대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부모가 학부를 졸업한 대학에 자녀가 지원할 경우 일반 지원자에 비해 합격할 확률이 45.1%나 높았다. 이는 성적 등 다른 요소가 같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등 우수 명문 대학들을 중심으로 동문 자녀 특례입학 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입학생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우 지난 2013년에서 2018년까지 5년간 대학 동문 자녀의 입학률은 30%로 일반 전형 7%에 비해 4배를 상회했다. 하버드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 동문 자녀 입학률은 33.6%로 부모의 학연이 전혀 없는 일반적인 경우 5.9%와 비교해 5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노터데임 대학의 경우도 2021년도 졸업 기준으로 동문자녀 특례 입학비율은 24%로 일반전형 7% 보다 3배 이상 높았으며, 코넬 역시 2021년도 졸업 기준으로 동문자녀 특례 입학비율이 16.5%로 일반 전형 12.9%을 앞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노트르담대와 프린스턴대, 하버드대는 가구소득에 따른 졸업률 격차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성적이 우수하지만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5만 명의 저득층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아메리칸 탤런트 이니셔티브’에 동참하고 있는 학교”라고 지적하고 “동문 자녀 특례 입학이 높은 것은 이와 모순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학 동문 자녀 특례 입학에 찬성하는 이들은 이같은 프로그램으로 졸업 동문과 학교 간의 연계성을 높이는 등 이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학 동문 자녀들에게 입학 우선권을 주는 것은 대학 입학생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제도의 수혜자는 주로 부유층 백인으로 ‘소수계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 등 각 대학들이 주장하고 있는 학생 다양성 확대와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