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연구활동 카드·앵그리스트·임번스
실제상황 활용한 자연실험·인과관계 도출로 실증적 경제학 발전
최저임금·이민·교육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탐구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경제학과 실증적 경제학 연구방법론 발전에 공헌한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D. 앵그리스트, 휘도 W. 임번스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노동시장에 대해 사회 통념을 깨뜨리는 통찰력을 보여주고, 실제 상황을 활용해 인과관계를 도출하는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을 통한 경제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연구 활동 중인 이들 학자 3명을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카드는 경험적 연구로 노동 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점을, 앵그리스트와 임번스는 인과관계 분석에 방법론적으로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1956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카드는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에,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앵그리스트(61)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임번스(58)는 스탠퍼드대에 각각 재직 중이다.
카드는 주로 최저임금과 이민, 교육 등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식당들을 활용한 연구로 유명하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고(故) 앨런 크루거와 함께 한 이 연구에서 최저시급의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통념을 깨뜨렸다.
또한 이민자들이 토박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억누른다는 통념에도 도전해 토박이 노동자들의 소득이 이민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반면 이민자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카드는 피델 카스트로의 출국 허용으로 쿠바인들이 몰려든 1980년대 플로리다 노동시장을 분석했다.
앵그리스트와 임번스는 자연실험을 통해 얼마나 정확하게 인과관계에 대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지 탐구해온 학자들이다.
이들은 자연과학과 달리 사회과학과 경제학에서는 엄격한 과학적 방법에 따라 연구를 수행할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 인과관계에 관한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방법론적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 학자의 연구가 경제학 분야의 경험적 연구 방법론을 "완전히 새로 썼다"는 것이 노벨위원회의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페터 프레데릭슨 경제학 분과 위원장은 "이들의 연구는 인과관계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해답 제시 능력을 중대하게 증진했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 매우 큰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 학자는 우연한 사건이나 정책의 수정으로 특정 인구집단이 어떻게 다른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는 이른바 '자연실험'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경제학 방법론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의학상 발표로 시작해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의 수상자 발표를 마쳤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만 크로나(약 13억5천만원)가 주어진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상금 중 절반은 카드에게 돌아가며, 연구 분야가 같은 앵그리스트와 임번스가 나머지 절반을 반씩 나눠 갖게 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임번스는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을 때는 매사추세츠주의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정말 짜릿했다"면서 이번에 함께 노벨상을 탄 앵그리스트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선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