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 성명 이어 뉴욕경찰서 찾아서도 "무능"…美언론 "어떤 추모식도 불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11 테러 20주년인 11일 뉴욕을 방문했지만 추모 장소를 찾지 않았다.
대신 뉴욕 맨해튼 시내의 경찰서 등을 찾아 대원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방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찍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참사 지역인 뉴욕 맨해튼의 경찰서와 소방서를 깜짝 방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렸던 공식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다른 테러 장소인 펜실베이니아 섕크스빌과 워싱턴DC 인근 국방부에서의 추모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 추모식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섕크스빌 추모식에 각각 참석한 것과 대조된 행보다.
WP는 "트럼프는 이날 어떤 추모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96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조지아주 자택에서 추모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대변인인 리즈 해링턴은 "그는 기념식에 참석할 권한이 있었지만, 맨해튼의 다른 곳을 방문해 기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곳이 경찰서와 소방서라는 뜻이다. 트럼프는 이곳에서 대원들을 격려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맨해튼 미드타운 이스트 지역의 뉴욕 제17구역 경찰서를 찾은 자리에서 "슬픈 날이다. 많은 이유로 매우 슬픈 날"이라고 한 뒤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과정의 혼란과 희생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을 "엄청난 무능"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오전 영상 메시지를 내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바이든 정부가 패배 속에 항복했다며 "우린 이런 무능이 야기한 망신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을 "바보"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한 질문에 "쉬운 질문이지만, 아직 그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러분이 행복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게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지난 대선이 사기였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플로리다주에서 복싱 경기 해설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