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3위 질환이다. 2019년 대장암 사망률은 17.5명(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이었다. 이는 10년 전인 2009년 대장암 사망률 14.3명보다 22.1% 증가한 수치로, 국내 대표 암인 위암의 사망률을 제쳤다.
대장암은 또한 국내 암 가운데 위암,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2018년 한 해 대장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2만7,909명, 같은 해 전체 대장암 환자 수는 26만291명이었다. 그런데 대장암 발병 원인 가운데 주요 위험 인자가 ‘대장 용종’이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이성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윤리ㆍ사회공헌이사(강원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선종, 5~10년 후 대장암으로 진행
대장암은 유전ㆍ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 중 대장 내부 점막 표면에 돌출된 융기물인 ‘대장 용종(大腸 茸腫ㆍcolon polyp)’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다. 이 때문에 대장 용종을 ‘대장암 씨앗’으로 부른다.
일반적으로 5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 대장암 가족력이나 대장 용종 과거력이 있으면 2~3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수검자의 30~40%에서 용종이 발견된다.
용종은 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과 암과 관련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종양성 용종은 대부분 대장암 전(前) 단계인 ‘선종(腺腫ㆍadenoma)’이다.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부분 대장암으로 진행되기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제거해야 한다.
선종 크기가 클수록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1㎝ 이하인 선종은 암 가능성이 2.5% 이하다. 1~2㎝ 선종은 10% 미만, 2㎝ 이상인 선종은 20~40%로 보고되고 있다. 선종 크기가 2㎝가 넘으면 암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반드시 절제해야 한다.
크기가 큰 선종성 용종도 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제거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을 절제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다시 받아 자신의 대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차재명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장암 TFT 위원(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대장 내시경 검사로 크기가 1㎝ 이하인 작은 용종 1~2개를 제거했다면 5년 후에 추적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차 위원은 “선종을 3개 이상 제거했거나, 선종 크기가 1㎝ 이상이거나, 고위험성 선종을 절제했다면 3년 뒤에 추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대장 상태가 불량하거나 제대로 절제되지 않았으면 1년 후에 다시 검사할 수 있다. 따라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어떤 주기로 받아야 할지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항혈소판 제제 등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용종 제거 시술 전 약물 중단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또한 용종 절제 후 발열ㆍ심한 복통ㆍ혈변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타민 D, 대장암 위험 50% 줄여
대장 용종과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 비율을 30% 이하로 줄이고 △식이섬유를 하루 20~30g 이상 섭취하며 △붉은색 육류·가공육은 피하고 △발효 유제품을 충분히 마시며 △하루 1.5L 이상의 물을 마시고 △패스트푸드ㆍ인스턴트ㆍ조미료ㆍ훈제 식품은 되도록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음주ㆍ흡연을 피하고 △50세 이후 5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