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믿음 통해 희망 추구 비율 높아
기독교인일수록 절망감 비율 현저히 낮아
지난해 미국인을 지배한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종교 유무에 따라 두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는 방식은 다르게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미국 성인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를 묻는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해로 이로 인해 두려움을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으로 꼽은 미국인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중 약 41%가 두려움을 가장 멀리하고 싶은 감정으로 답했고 이어 수치심(약 24%), 죄의식(약 22%)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4년 전인 2016년 조사 때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당시 미국 성인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으로는 응답자의 약 38%가 꼽은 수치심이었다. 이어 죄의식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는 약 31%, 두려움을 멀리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약 30%로 세 번째였다.
스콧 맥커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지난해 여러 사회 정황상 두려움을 느낀 미국인이 부쩍 늘었다”라며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 잦은 시위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에 대한 두려움, 대선 전후로 증폭된 정치적 불안감에 대한 두려움 등이 미국인의 감정을 지배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려움을 많이 느낀 계층은 비기독교 종교인(약 57%), 65세 이상(약 49%), 고졸 미만(약 46%) 등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난해 두려움을 느낀 미국인이 늘어난 가운데 두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는 방식은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약 40%는 사람들의 친절한 행동 속에서 희망을 느꼈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약 38%는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서 희망을 추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외에도 종교적 믿음(약 36%), 재정적 안정(약 33%)을 통해서도 희망을 추구했다는 응답자도 다수였다.
맥커넬 디렉터는 “종교인으로 밝힌 응답자 중 절반은 종교적 믿음이 지난해 희망을 갖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라며 종교가 두려움 극복에 큰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일부 응답자는 과학자 또는 전문가의 지식(약 19%), 여가 생활 또는 재미 추구(약 17%), 새로운 기회(약 14%), 현재 하는 일(약 13%), 스스로 실시한 조사(약 10%) 등의 방식을 통해서 희망을 추구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해 두려운 감정이 엄습했을 때 희망을 찾을 방법이 전혀 없었다는 응답자도 약 7%로 이들 소외 계층에 대한 도움이 절실했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러나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지난해 절망감을 느꼈던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지난해 기독교 복음주의 종교인 중 절망감을 느꼈다는 응답자는 불과 1%로 기타 종교인(약 8%)보다 매우 적었다. 기독교인 중에서도 한 달에 4번 이상 예배에 참석한다는 응답자 중 절망감을 느꼈다는 비율은 약 2%로 한 달에 1번 미만 예배 참석 기독교인(약 7%)보다 낮았다.
인생에서 가장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신체 활동의 자유’(Personal Freedom)를 꼽은 응답자가 약 36%로 가장 많았다. 맥커넬 디렉터는 “지난해는 사람들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을 거부하는 현상은 신체 활동의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원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