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기후변화에 불타는 시베리아, 지구 숨통 조여온다

글로벌뉴스 | 사회 | 2021-07-22 09:09:06

기후변화,시베리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얼어붙은 땅’ 시베리아가 불타고 있다. 울창한 숲은 화마의 먹이가 됐고, 도시는 산불이 토해 낸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에 점령당했다. 한마디로 질식 직전 상태다. 이번 시베리아 산불은 단지 삼림을 잿더미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사상 최악의 대기오염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특히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사하공화국(야쿠티야) 수도 야쿠츠크를 덮친 화염은 ‘대재앙’ 수준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까지 사하공화국에서 산불 250건이 발생해 5,720㎢를 태웠다. 룩셈부르크의 약 2배 면적이다. 미항공우주국 위성에서도 거대한 연기 기둥이 관측된다고 한다. 야쿠츠크와 인근 마을 50곳은 연기로 자욱해서 한 치 앞도 볼 수가 없다. 현지 재난당국은 주민 32만 명에 외출 금지령까지 내렸다.

 

특히 위험한 건 오염된 도시보다도 더 많이 배출되는 유독가스다. 오존, 벤젠, 암모니아, 시안화수소 등 화학물질뿐 아니라 체내에 흡수돼 장기를 손상시키는 초미세먼지(PM 2.5)도 대량 발생한다. 최근 야쿠츠크에선 초미세먼지 수치가 1㎥당 1,000㎍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안전 기준의 40배를 웃돈다.

 

그나마 대기질이 좀 나아졌다는 이날도 초미세먼지 수치는 395㎍이었다.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의 연평균 수치(100~110㎍)의 4배에 가깝다. 가디언은 “모든 사람에게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급기야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는 진단까지 등장했다.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을 합친,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대재앙을 뜻하는 신조어다. 한 달째 진화 작업 중이라는 한 지역 주민은 “아이들은 도시 밖으로 대피시켰다”며 “불덩이 옆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인은 두말할 필요 없이 ‘기후변화’다. 야쿠츠크는 한겨울 기온이 영하 50도 이하인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지만, 지구온난화 탓에 여름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2.5배 빠르게 상승 중이다.

 

산불도 폭염과 가뭄이 맞물린 결과다. 아이센 니콜라예프 사하공화국 행정수반은 “근래 150년 중 가장 건조한 여름을 보내고 있으며, 6월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라며 “산불은 이런 환경과 매일 내리치는 마른 번개가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구 전체에도 파괴적 영향을 끼친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 관측 결과, 지난달 1일부터 사하공화국 산불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총량은 무려 65메가톤(megaton)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2020년 17년간의 평균치를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산불철이 끝나는 8월 말엔 사상 최악의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작년 사하공화국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은 2018년 멕시코 전역에서 연료 소비로 발생한 분량과 맞먹는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이상 고온은 산불을 일으키며, 산불은 영구동토층을 녹여 그곳에 저장된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선임과학자 마크 패링턴은 “기후변화로 시베리아, 캐나다, 북유럽 같은 북부 한대림에서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대형 화재가 초원 지대에서 연료가 풍부한 숲으로 이동하는 게 전 세계적 추세”라고 우려했다. 그린피스 러시아지부 알렉세이 야로셴코 산림국장은 “산불은 열악한 산림 관리와 취약한 규제, 예산 삭감이 초래한 인재(人災)”라며 “기후 위기가 체감될 정도인데도 정치인들은 여전히 재앙적 결과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변화에 불타는 시베리아, 지구 숨통 조여온다
 지난 17일 러시아 야쿠티아 지역이 산불에 불타고 있다. [로이터]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2026년‘올해의 컬러’전격 공개… 팬톤의 파격적 선택도 포함
2026년‘올해의 컬러’전격 공개… 팬톤의 파격적 선택도 포함

각 페인트 업체들이 2026‘올해의 컬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베어’(Behr)가 지난 7월 가장 먼저 2026년을 대표할 색상을 공개한 데 이어, 글리든, 발스파, 셔윈윌리

중산층이 집을 사지 않는다?… 챗GPT가 내다본 주택시장 미래
중산층이 집을 사지 않는다?… 챗GPT가 내다본 주택시장 미래

주택시장을 지탱해온 중산층이 더 이상 집을 사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온라인재정정보업체 고우뱅킹레잇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이 가정을 인공지능 챗GPT에게 물어보고 분석을

뉴욕에 3년만에 최대 폭설…항공기 수천편 결항·지연
뉴욕에 3년만에 최대 폭설…항공기 수천편 결항·지연

눈 내린 뉴욕시 센트럴파크 [로이터]  크리스마스 휴일 직후인 27일 동북부에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서 이 일대 항공편이 대거 취소·지연되는 등 연말 항공편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

새해 더 건강해지기 위한 의사의 과학적 조언 10가지

■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프로바이오틱스 대신 차전자피·식이섬유 섭취근력 운동은 필수… 아침에 자연광을 쬐어야항염증 식단과 필터 커피, 심혈관·대사에 도움 하버드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차를 많이 마시는 여성의 골밀도 더 높아커피 하루 5잔 이상은 뼈 건강에 부정적근력운동 하고 금연 및 음주 최소화해야 차와 커피 모두 다양한

연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 내 지갑엔 어떤 변화?
연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 내 지갑엔 어떤 변화?

‘크레딧·예금’ 금리 소폭 하락모기지 이자율 영향 거의 없어   연준이 최근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하폭은 0.25%포인트의 소폭으로 소비자 재정에 당장 영향

“아동 수출국 오명 벗는다” 70년 만에 해외입양 중단

‘2029년 0명 목표’ 단계적 추진 한때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국이 70년 만에 해외입양을 중단한다. 해외입양 과정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던 만큼, 앞으로는

중국 시온교회 목회자 체포… 미주 한인교계 등‘기도와 지원’
중국 시온교회 목회자 체포… 미주 한인교계 등‘기도와 지원’

중국 당국이 최근 가장 광범위한 규모로 기독교 지하교회에 대한 단속을 벌여, 목회자와 신도 수십 명을 체포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공안이 10월 초 중국 전역에서 비공식 개신교 교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합격 시 반드시 등록 조건한 곳만 지원·수주 내 등록    대학 입학 전형은 크게 조기 전형과 정시 지원, 그리고 공석 발생 시 선발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