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연구원 등 다양한 진로 선택
태어나 22년만에 처음 한 울타리 벗어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20여년을 꼭 붙어 다녔던 미국의 네쌍둥이가 명문대인 예일대를 졸업하면서 서로 다른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21일 뉴욕포스트, 연예잡지 피플 등에 따르면 올해로 22살인 네쌍둥이 형제 에런과 닉, 나이절, 잭 웨이드는 최근 부모와 졸업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
학교를 벗어나 직장으로 인생의 새로운 갈림길에 선 웨이드 형제들이 서로 앞날을 응원하는 자리였다.
같은 날 태어나 오랜 시간 같이 생활해온 네쌍둥이는 대학에 들어와 다른 분야를 전공하면서 졸업 후에도 각자 다른 길을 선택했다.
정치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아랍어를 공부한 닉은 뉴욕에 살면서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할 예정이다.
반면 화학공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잭은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은행에서 일할 예정이다.
나이절은 분자, 세포, 발생생물학과 관련해 학위를 받았는데, 연구를 위해 예일대가 있는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계속 머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에런은 컴퓨터공학과 심리학을 복수전공했고 졸업 논문을 마치기 위해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한다.
공부와 운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 네쌍둥이는 많은 미국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1701년 설립된 예일대는 미국 북동부에 있는 8개 명문 사립대를 일컫는 '아이비리그' 중 최고로 꼽히는 곳이다.
고등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네쌍둥이는 2017년 하버드대, 듀크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등 무려 59개 대학에 합격해 화제가 됐다.
이들은 대학 입학 당시 에론이 스탠퍼드대의 입학을 고민해 떨어져 지낼뻔했지만, 결국 네명 모두 재정 지원이 많은 예일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네쌍둥이는 그 전보다 큰 무대인 대학에서 다른 관심사를 찾을 수 있었다.
닉은 피플과 인터뷰에서 "고등학교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들을 알았지만, 대학은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자기 나름의 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에런도 "우리는 한 도시에서 자랐고 항상 '웨이드 형제'로서 살아왔다"며 "그러나 우리가 예일대에 입학했을 때 '큰 연못의 아주 작은 물고기'가 됐다"고 말했다.
네쌍둥이는 예일대에서 서로 다른 공부에 집중했고 각각 다른 친구들을 사귀었다.
예컨대 닉은 난민, 이주민에 대해 연구했고 에런은 캠퍼스 내 아카펠라그룹에서 음악 활동을 했다.
이제 각각 다른 진로를 결정했지만, 네쌍둥이의 우애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런은 "나에게는 형제 3명이 있다"며 "나를 세상 누구보다 잘 아는 3명의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