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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17·18번홀 ‘버디 포효’… 코로나 아픔 날렸다

미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1-06-22 09:09:28

람,PGA,코로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람, 스페인 선수 처음으로 US오픈 제패

 극적 뒤집기로 ‘메이저 첫승’ 2주전 확진 탓에 선두서 기권

‘긍정’으로 세계1위도 탈환, 임성재·김시우 올림픽행 확정

 

람보 17·18번홀 ‘버디 포효’… 코로나 아픔 날렸다
 존 람이 US 오픈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선루도 올라선 뒤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

 

2주 전 존 람(27·스페인)은 좌절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를 6타 차 선두로 마쳐 우승을 예약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최종 라운드를 기권해야 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일주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필드에 복귀했다. 람은 그렇게 출전한 US 오픈(총상금 1,25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21회를 맞은 US 오픈 사상 첫 스페인 선수 우승이다. 메이저 챔피언 신분으로 당당하게 세계 1위도 탈환했다.

2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람은 4언더파(버디 5개, 보기 1개)를 보태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2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5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렸다. PGA 투어 통산 6승째이자 메이저 첫 우승이다.

키 188㎝, 몸무게 100㎏의 거구에 이름이 비슷해 ‘람보’라는 별명을 가진 람은 우승 후 ‘긍정의 힘’을 얘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다음에는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몰랐지만 특별한 장소로 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람이 말한 특별한 장소는 이번 대회가 열린 토리파인스다. 람은 지난 2017년 이곳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또한 당시 토리파인스 공원 근처에서 하이킹을 하다 아내 켈리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 둘은 2019년 결혼해 올해 4월 마스터스를 앞두고 아들 케파를 얻었다. 

 

람은 “이 지역은 우리 가족에게 아주 특별한 곳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스페인과 날씨도 비슷하다. 이번에 부모님도 아이를 보러 왔다”며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별들이 나란히 정렬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내 최고의 골프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날 3명의 공동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람은 출발과 마무리 모두 돋보였다. 1·2번 홀에 이어 마지막 17·18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았다. 전반에 2타를 줄인 람은 후반 들어 버디 퍼트가 좀체 들어가지 않으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다 17번 홀(파4)에서 오른쪽으로 꺾이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로 공동 선두가 됐고 마지막 홀에서 다시 5.5m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람이 포효하자 갤러리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2개 홀을 남기고 1타 차 역전을 허용한 우스트히즌은 17번 홀에서 티샷을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보낸 끝에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밀렸고, 연장 승부를 위해 이글이 필요했던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1타 차 2위로 마쳤다. 연장전에 대비하던 람은 우승이 확정되자 아내와 아들을 번갈아 안으며 기뻐했다. 이날은 마침 미국의 아버지의 날이었다.

우스트히즌은 직전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통산 여섯 번째를 기록했다. 해리스 잉글리시(미국)가 3언더파 3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2언더파 공동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후반에만 8타를 잃으며 3오버파 공동 26위로 마쳤다.

임성재(23)는 5오버파 공동 35위, 김시우(26)는 6오버파 공동 40위에 올랐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각각 26위·49위로 한국 선수 중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둘은 다음 달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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