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높은 곳을 향해 열심히 노력했지 / 하지만 결국 깨달았어 /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은 / 가장 맨바닥에 있었다는 걸"
블랙핑크 로제의 솔로 데뷔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 속 영어 가사 대목이다. 곡의 작사에 참여한 로제는 이 가사에 특히 마음이 갔다고 한다. 처음 녹음했을 때부터 곡에 애정을 갖게 해 준 가사이기도 하다.
"저도 연습생 때부터 하루하루 꿈을 향해 달려왔는데, 살다 보니 가끔씩 그런 제 모티브에 대해 질문해볼 때도 있었어요. 이 가사가 저를 많이 표현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이 곡 가사에서 저도 배울 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했고요."
세계적 걸그룹 블랙핑크 메인보컬로 활약해온 로제가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으로 솔로 아티스트 첫 걸음을 내딛는다.
로제는 솔로 싱글 앨범 'R' 음원 공개를 앞두고 12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솔직한 제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앨범을 준비하면서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드디어 보여드릴 수 있어 설렌다"고 첫인사를 건넨 로제의 첫 솔로 앨범 곳곳에는 그의 개성이 녹아 있다.
영화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앨범 디자인에도 로제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고, 수록곡 2곡 작사에도 처음으로 참여했다. 'R'이라는 앨범명도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담아 그의 이름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아무래도 팬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솔로 데뷔인만큼 만족스러운 앨범을 준비하고 싶었어요. 초반부터 미팅에도 섬세하게 하나하나 참여하도록 노력을 많이했고요."
새로운 사운드와 창법을 시도했다는 솔로곡들은 프로듀서진 면면이 화려하다.
기타 사운드로 시작해 인상적인 드롭 파트로 이어지는 타이틀곡 '온 더 그라운드'에는 YG 프로듀서 테디와 24뿐만 아니라 저스틴 비버와 토리 켈리의 히트송을 프로듀싱했던 요르겐 오드가르드 등이 참여했다.
블랙핑크 온라인 콘서트에서 먼저 공개한 서브 타이틀곡 '곤'(Gone)은 절제된 곡 구성과 로제 특유의 처연한 음색이 돋보인다. '곤'을 처음 녹음한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제는 "녹음하던 순간이 아직 기억난다. 녹음하고 노래가 너무 좋아서 파일을 받아서 진짜 많이 들었다"며 "하루빨리 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단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많은 곡 가운데 이 두 곡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 없이 운명처럼 다가왔던 곡들이라 자연스럽게 선정이 됐다"고 전했다.
로제는 오는 16일(현지시간) K팝 여자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무대를 펼친다. 그는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으니 많이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제니에 이어 블랙핑크 두 번째 솔로 주자인 그는 "같이 성장하고 배웠던 게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멤버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멤버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제니 언니는 제가 키우는 강아지 행크 이름으로 팔찌를 만들어 선물해주고, 지수 언니는 자기 일처럼 너무 좋아해 줬어요. '이번 활동 때 네가 하고 싶은 건 다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줬죠. 리사는 노래도 들어보고 뮤직비디오도 본 다음 '너무 멋있다'고 스태프들에게 소문을 내고 다니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많은 걸 깨닫고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다"며 "제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도 공감하시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