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본 미국인들의 마음은 참담하기만 하다. 미국 민주주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미국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한 부당함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 회복도 코로나 극복도 아닌 바로 통합이다.
한국계 월터 김 목사가 이끄는 ‘전미 복음주의 협회’(NAE·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는 대선 직후부터 미국인들의 통합을 강조했다. NAE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미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이란 주제로 교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약 140명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지도자들은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지만 답변의 핵심은 모두 ‘통합’으로 귀결됐다.
월터 김 NAE 회장은 “미국에서 분열 현상이 지금처럼 널리 퍼진 적이 없었다. 양극화는 강력한 자석과 같아서 우리를 집단으로부터 끌어내 무리 짓게 한다. 끌어내려는 힘에 맞서 생각이 다른 집단에 다가서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기다.”라고 현재의 극단적 분열 양상을 지적했다.
‘복음주의 자유교회 총회’(EFCA) 케빈 컴펠리언 회장은 에베소서 4장에 나오는 사도바울의 말을 인용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목적과 화평 안에서 우리 영혼의 통합을 유지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다시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미국 구세군 케네스 호더 총사령관도 “미국에 통합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통합 없이는 미국인들이 직면한 거대한 도전을 헤쳐나갈 수 없다. 말과 실천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길만이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라며 통합의 중요성을 외쳤다. 호더 총사령관은 또 “현재 상황이 그리스도가 우리게 명하신 ‘구원을 이루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NAE 월터 김 목사는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를 들어 통합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이 신자들의 통합을 위해 기도했듯이 통합은 복음의 핵심”이라며 “통합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점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라고 통합을 정의했다.
김 목사는 낙태를 둘러싸고 기독교인 간에도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김 목사는 “한쪽에서는 낙태 금지법을 통한 낙태 반대를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은 빈곤으로 인한 절망적 상황을 제거해 여성들이 낙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원한다”라고 차이점을 들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