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주교황청 신임 한국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소망과 한국민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교황은 이날 오전 교황청 사도 궁에서 추규호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 받았다.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추 대사는 이 자리에서 ‘교황께서 평소 한반도 평화와 한국 국민을 위해 기도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의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항상 기도한다”라고 덕담했다.
교황은 특히 고난과 희생으로 점철된 한국의 가톨릭 역사를 되짚으며 지금까지 한국이 이룩한 사목적 성과를 극찬했다고 한다. 한국 교회가 평신도의 자생적 노력으로 모진 박해를 견디며 지금껏 성장한 것은 그 자체가 종교적 기적이라며 이런 면에서 ‘한국민은 매우 영웅적’이라고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국 아르헨티나에 있을 당시 만나본 현지 한국인들이 부지런하고 신앙심도 깊어 감명받았다면서 평소 지니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교황이 신임 한국 대사를 접견한 날이 마침 84번째 생일이라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총 4명의 개별 알현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이 추 대사다.
전남 목포 태생으로 성균관대 법률 학과를 졸업한 추 대사는 1975년부터 40년 가까이 외교부에서 봉직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2012년 주영국 대사직을 끝으로 정년 퇴임한 뒤 모교 교수로 재직하다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수도인 주교황청 대사로 일선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