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최돈미 시인과 재일 한인인 유미리씨가 올해 미국도서상(National Book Awards)을 받았다. 한인 작가 2명이 미국 출판문학계에서 권위 있는 미국도서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한인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전 최 작가가 ‘신뢰 연습’으로 소설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미국도서재단이 지난 18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 제71회 미국도서상 시상식에서 최돈미 시인은 시집 ‘DMZ 콜로니’(DMZ Colony)로 시 부문 수상자로, 유미리씨는 ‘JR 우에노역 공원 출구’를 번역한 ‘Tokyo Ueno Station’으로 번역문학 부문 수상자로 나란히 선정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최돈미 시인은 미국으로 이민와 현재 시애틀에서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해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과 미국문학번역가협회 루시엔 스트릭상을 받았다. 그는 김혜순 시집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를 번역해 루시엔 스트릭상을 한 차례 더 받았다.
‘DMZ콜로니’는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분단국과의 비극적 현실을 바라보면서 비전향 장기수와 부친의 이야기 등을 담은 시집이다.
유미리씨는 소설 ‘가족 시네마’로 지난 1997년 일본 최고 권위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일본 문단의 중견이다. ‘타일’, ‘루주’, ‘8월의 저편’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유미리씨의 국적은 확실치 않다. 일본 국적 한인이라는 말도 있지만, 2018년 8월 한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재일 한국인’이며 한국 국적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온라인 시상식에서 수상 영광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돌리겠다고 말했다.
‘JR 우에노역 공원 출구’는 우에노역 인근에서 노숙자로 살다 죽은 뒤에 여전히 근처를 떠도는 남자의 영혼을 통해 가혹한 도시의 현실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한국에는 2015년 기파랑에서 ‘우에노역 공원 출구’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