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계주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하면서 계원들이 부은 곗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계 파동’이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했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계주의 잠적이나 도주가 아닌, 60대 중반의 한인 여성 계주 H씨가 숨지면서 일어났고, 피해 규모는 수십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버지니아주 한인 최대 밀집지의 하나인 센터빌 지역에서 오랫동안 계를 운영해왔던 H씨는 지난 7월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곗돈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통 한 계의 계원이 20명 정도이고 H씨가 운영한 계가 여러 개이며 한 구좌가 2~3만 달러 정도라 피해 규모는 수십만 달러로 추정된다.
계원 A씨는 “내가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H씨를 잘 알아서 나같은 경우에는 그 직원과 함께 한 구좌에 들었고 7월에 돈을 받기로 했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직원으로부터 계주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장례식에 간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H씨는 집에까지 찾아와서 돈을 받아갔는데 내가 가입한 계에는 24명이 있었고 점조직처럼 돼있어 계원이 누군지 모른다”면서 “H씨가 사망하고 난 뒤 그 아들에게 상황을 이야기 하니 ‘법적으로 하라’는 말을 들었고 결국 돈을 모두 손해 봤다”고 주장했다.
H씨는 한국에 투자를 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곗돈을 더 이상 돌려막기가 불가능한 상태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파동이 난 계 가운데 한 구좌는 매달 1,500달러씩 20여 개월을 내면 3만 달러를 타는 이른바 ‘번호계’ 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