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굳게 닫혔던 주택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자 바이어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인 셀러들은 주택 처분 시기를 미루고 있고 이에 따른 매물 부족에 치열한 구입 경쟁 현상이 다시 찾아왔다.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먼저 문을 닫은 쪽은 셀러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신규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100만 달러 미만의 매물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례 없던 매물 가뭄 현상이 발생했다. 갑자기 줄어든 매물에 주택 구입 활동을 재개한 바이어들은 치열한 구입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레드핀에 따르면 최근 4주 동안(5월 10일 기준) 구입 오퍼 1건 이상이 제출된 이른바 ‘복수 오퍼’ 매물은 전체 중 약 41%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1월 약 9%에 비해 바이어 간 구입 경쟁이 더 심화됐음을 나타냈다. 테일러 마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바닥을 찍은 주택 수요가 매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구입 경쟁 심화 지역이 늘고 있다”라며 “자택 거주 기간 동안 홈 오피스, 원거리 수업을 하며 더 큰 공간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주택 수요는 반등한 반면 셀러는 아직까지 느긋한 모습이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주택 처분 시기를 미루는 셀러가 여전히 대다수다.
부동산 중개 업체 컴패스의 로버트 레프킨 ‘최고 경영자’(CEO) “매물은 없는데 집을 찾아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에이전트가 많다”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의 집계에 의하면 5월 첫째 주(9일 기준)에 시장에 나온 신규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9%나 줄었다. 전주에 비해 소폭 개선된 수치지만 갑자기 불어난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데니얼 헤일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주 신규 매물이 늘고 있다는 것은 셀러가 여름철 성수기를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라며 CNBC와 인터뷰에서 매물 부족 현상을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보스턴에서 구입 경쟁이 가장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핀에 따르면 최근 4주간 보스턴 지역의 매물 중 약 63%가 복수 오퍼를 제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샌프란시스코와 포트워스(텍사스 주)에서도 복수 오퍼 매물이 60%를 넘었고 샌호제, 프로비던스(로드아일랜드 주)에서도 복수 오퍼 매물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프킨 CEO는 “3개월 동안 자택 대기 기간 동안 신규 주택 수요가 창출됐다”라며 “홈 오피스와 같은 추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이어들로부터 매물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