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기관이 발표하는 모기지 이자율은 역대 최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시중 모기지 렌더가 제시하는 이자율은 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매체 ‘하우징와이어’(Housing Wire)가 대표적인 모기지 이자율 비교 사이트 여러 곳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중 이자율은 발표 이자율보다 약 1% 포인트 이상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약 2% 포인트 이상 높은 이자율도 상당수였다.
하우징와이어는 렌딩트리, 뱅크레잇, 질로우, 크레딧 카르마 등 대표적인 이자율 비교 사이트 여러 곳을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자율을 광고하는 렌더의 숫자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우징와이어 측이 렌더와 융자 중개 업체, 주택 대출 전문가 등에게 문의한 결과 시중 이자율이 높은 이유는 모기지 신청이 최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폭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제출된 모기지 신청서를 기한 내에 처리하기 위해 향후 접수될 모기지 신청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우징와이어는 지난 10일 대표적인 이자율 비교 사이트에 광고 중인 모기지 이자율을 일대일 방식으로 비교했다. 뱅크레잇을 통해 광고되고 있는 이자율의 경우 약 4.75%에서 높게는 약 6%(재융자)로 국영 기관 발표 이자율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하우징와이어는 뱅크레잇 측도 광고 중인 이자율이 소비자 기대 이자율을 크게 웃도는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뱅크레잇의 웹사이트에는 ‘광고 이자율이 기대 이자율보다 높을 수 있다. 시장 요인에 의해 모기지 신청이 렌더의 처리 능력 이상으로 폭주해 광고 이자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통지문까지 실렸다. 그러면서 뱅크레잇 측은 업데이트된 이자율 시세 정보를 받아보려면 이메일 알림 서비스를 신청하라는 친절한(?) 안내문까지 덧붙였다.
부동산 매물 정보 사이트 질로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질로우에 광고되는 이자율의 경우 약 4.75%~5.375%로 역시 국영 기관 발표 이자율을 크게 웃돌았고 자회사 격인 트룰리아에 게재된 이자율 수준도 비슷했다. 개인 크레딧 정보 등을 제공하는 크레딧 카르마의 경우 조사 당일 고작 렌더 2곳만 약 4.75%~5.25% 수준의 이자율을 게재하고 있었다. 인터넷 재정 정보 업체 너드월렛의 웹사이트에는 인터넷 렌더 로켓 모기지 한 곳만 이자율로 약 4.536%를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이 비교적 낮은 사이트는 렌딩트리로 광고 중인 렌더 3곳이 제시한 이자율 모두 약 3.375% 미만으로 조사 됐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의 경우 사정이 더욱 심각해 평소 그 많던 렌더의 이자율 광고가 단 한 건도 게재되지 않았다. 대신 ‘이자율 정보가 없거나 너무 높은가요? 기준 금리 인하 뒤 렌더들의 모기지 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나중에 다시 확인을 부탁한다’라는 안내문으로 대체됐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의 경우 시티뱅크,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이 제시한 약 3.3%대의 이자율이 광고되고 있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