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혼다 클래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클럽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27일 개막된다.
혼다 클래식은 지난 2007년부터 이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데, 챔피언스 코스 15∼17번 홀은 ‘곰 덫’(Bear Trap)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었다.
줄줄이 붙어 있는 난도 높은 홀 3개에 별명을 붙이는 건 PGA투어에서 드물지 않다. 매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1∼13번 홀은 ‘아멘 코너’로 불리고, 발스파 챔피언십 개최지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의 16∼18번 홀은 ‘뱀 구덩이’(Snake Pit)라는 섬뜩한 별칭이 붙었다.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여는 퀘일할로 골프클럽 16∼18번 홀 별명은 ‘사형장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뜻인 ‘그린 마일’(Green Mile)이다.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 15∼17번홀이 ‘곰 덫’이 된 것은 별명이 ‘황금곰’(Golden Bear)인 잭 니클라우스가 이 코스를 재설계한 데서 비롯됐다. 니클라우스는 15∼17번 홀이 승부처가 되도록 설계했다. 그는 “15∼17번 홀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고 말했다.
179야드짜리 파 3홀인 15번 홀과 434야드짜리 파 4홀인 16번 홀, 그리고 175야드의 파 3홀인 17번 홀은 전장은 평범하다.
그러나 이 3개 홀에서는 샷을 할 때마다 사방에 도사린 워터해저드를 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볼은 물에 빠지기에 선수들의 극도의 압박감을 받는다. 특히 우승 경쟁을 벌이는 선수라면 긴장감은 더하다.
이 대회 중계를 맡은 골프채널이 뽑아낸 통계는 ‘곰 덫’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이 대회 출전한 선수들은 ‘곰 덫’에서만 3,629오버파를 적어냈다. 그런데 나머지 15개 홀에서는 4,934오버파를 쳤다. ‘곰 덫’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이곳에서 한 번이라도 경기를 한 543명의 선수 가운데 76%인 415명은 1개 이상 볼을 물에 빠트렸다. 지금까지 15번 홀에서 물에 빠진 티샷은 666번, 17번 홀에서는 455번이다.
가장 극적인 반전은 2016년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이 연출했다. 그는 2016년 대회 3라운드에서 15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했다.
올해 ‘곰 덫’은 어떤 드라마를 쓸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