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서 김대원·이동경 연속골로 2-0 승리
26일 사우디와 결승서 대회 첫 우승 도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을 치러 후반 11분 김대원(대구), 31분 이동경(울산)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호주를 꺾고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1948년 런던 대회, 1964년 도쿄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됐다.
우리나라는 이미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8회 연속 본선 진출로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도쿄행 확정으로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은 다시 새로 쓰였다.
이번 대회는 올해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다. 아시아에 배정된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은 총 4장이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한 장을 챙긴 가운데 이번 대회 3위까지 도쿄로 가는 티켓을 얻는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한 김학범호는 26일 오후 9시 30분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우디는 준결승에서 2018년 대회 우승팀인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24년 만의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김학범 감독은 호주를 맞아 오세훈(상주)을 최전방 원톱, 김대원과 엄원상(광주)을 좌우 측면 공격수로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중원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정승원(대구) 아래 원두재(울산)와 김동현(성남)이 포진했다.
좌우 풀백 강윤성(제주)과 이유현(전남), 중앙 수비수 이상민(울산)과 정태욱(대구)으로 수비진을 꾸렸고 골키퍼는 송범근(전북)이 맡았다.
반전에 한국은 공격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전반 3분 오세훈이 상대 미드필드 정면에서 날린 왼발 중거리 슛은 호주 골키퍼 톰 클로버의 정면으로 향하고, 전반 12분 엄원상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시도한 왼발슛은 빗맞아 골문을 벗어났다.
3분 뒤 김대원이 수비 뒤로 찔러준 공을 강윤성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으나 다시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24분에는 더욱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오세훈이 수비수를 등지고 페널티아크에서 시도한 왼발 터닝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호주의 반격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전반 45분 딜런 라이언이 페널티아크 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왼발로 찬 게 다행히 골대 옆으로 지나갔다.
추가 시간 김대원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도 골대 밖으로 나가면서 전반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 시작하면서 엄원상을 빼고 이번 대회에서 2골을 기록 중인 이동준(부산)을 투입한 한국은 매섭게 호주를 몰아붙였다.
김대원의 두 차례 슈팅과 이동준 슛이 무위로 돌아간 뒤 후반 6분에는 다시 골대 불운을 겪었다.
김대원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정태욱이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돌려놓았으나 또다시 왼쪽 골포스트에 맞았다.
그렇게 두드리고 두드리더니 결국 후반 11분 호주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동준의 패스를 받은 이유현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오른발로 찬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와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켜야 하는 듯했다. 하지만 골대 맞고 나온 공이 골 지역 왼쪽에 있던 김대원 쪽으로 향했고, 김대원이 차분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힘겹게 균형을 무너뜨린 한국은 후반 19분 정승원을 불러들이고 이동경을 내보내 공세를 이어갔다.
요르단과 8강전(2-1 승)에서 벤치에 있다가 후반전에 출전해 추가시간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터트렸던 이동경은 이번에도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29분 왼발 프리킥으로 영점을 잡은 이동경은 2분 뒤 원두재가 헤딩으로 연결한 공을 잡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동경의 발끝을 떠난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동경은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승부를 기울인 한국은 후반 42분 김대원을 빼고 수비수 김태현(울산)을 투입해 스리백으로 든든히 벽을 쌓고 리드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호주와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11승 2무 2패의 절대적인 우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