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회사가 발급한 급여 신고서에 일련번호로 666이 인쇄된 것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뒀다. [AP]테네시 주에 거주하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월터 슬로노파스는 2013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그가 사직을 결정한 이유는 회사에서 발급한 그의 ‘급여 및 세금 신고서’(W-2)에 일련번호로 666이란 숫자가 인쇄됐기 때문이다. 666은 성경에서 적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숫자로 여러 영화를 통해서 악마나 사탄의 숫자로도 자주 등장한다.
올해 59세인 슬로노파스는 회사 측에 다른 번호를 배정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전산 처리 과정의 이유를 들면서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슬로파노스는 회사 측이 악의적인 의도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독실한 기독교 신앙이 허락하지 않아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고 당시 이 같은 소식은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종교 매체 ‘릴리전 뉴스 서비스’(RNS)와 다시 인터뷰를 가진 슬로파노스는 직장을 그만둔 결정에 대해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에 따르면 슬로파노스는 이후 월급을 더 많이 주는 직장을 얻게 됐고 그가 다니던 전 회사는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곧 문을 닫았다고 한다. 슬로파노스는 “내가 직장을 그만둔 것과 전 회사가 문을 닫은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라며 “사탄의 숫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나의 믿음을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신 것으로 믿는다”라고 RNS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슬로파노스는 당시 전 직장인 콘테크 캐스팅 책임자에게 왜 666이 적힌 세금 양식을 받을 수 없는지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나는 기독교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회사 측은 “컴퓨터 전산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새 양식 발급을 거부했다. 그래서 슬로파노스는 “우리가 컴퓨터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아니면 컴퓨터가 우리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냐”라며 번호 변경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슬로파노스는 당시 이 같은 사연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눈초리를 보내왔지만 곧 시급 12달러를 더 제시하는 직장에 취직하게 됐고 이제는 그를 어리석게 보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 슬로파노스는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오로지 나의 믿음 때문이지 회사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하나님을 믿는다면 사탄을 배척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최근 인터뷰에서도 당시와 변함없는 믿음을 밝혔다.
슬로파노스의 독실한 믿음은 폴란드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다. 슬로파노스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면 하나님을 믿고 희망을 갖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문제가 발생하면 하나님께 의지할 것을 강조했다.
준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