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페미니즘 단체 ‘위티’(WeTee)를 이끌며 학교내 성폭력을 고발해 온 양지혜(22) 공동대표가 CNN방송이 선정한 ‘올해 아시아에서 변화를 일으킨 청년 운동가 5인’ 중 한 명으로 소개됐다.
25일 CNN은 양 대표가 작년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집회와 청소년 페미니즘 단체를 조직해 한국에서 미투 운동을 청소년들에게도 확산시켰다고 평가했다.
스쿨미투 운동 덕분에 여학생들은 매일 교실에서 일어나는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해 비로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양 대표가 지난 2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에 한국 스쿨 미투의 현실을 알린 사실도 조명했다.
CNN은 이런 활동의 결과 한국 교육부에 양성평등 관련 부서가 생기고, 학생들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이 만들어지는 등 어느 정도의 진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더불어 더 많은 학생이 페미니즘 운동에 가담해 가부장적이거나 여성 혐오적 태도에 반발하고 있는 등 젠더를 둘러싼 문화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이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페미니즘 운동가’라고 소개한 양 대표는 학교에서 여학생에게 정숙한 옷차림과 행동을 요구하고, 교사와 남학생들이 여학생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에 분노해 16세 때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전국 각지 중·고교 여학생 모임 등 30여 개 단체가 참여한 스쿨미투 집회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를 기획하는 등 페미니즘 운동에 참여해오다 올해 위티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양 대표는 “십대들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이미 어린 세대에서 변화는 시작됐다”고 말했다.
CNN은 양 대표와 함께 대만의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인권 운동가인 웡위칭(24), 지난달 홍콩 노스포인트 지역에서 구의원으로 당성된 조슬린 차우(23), 인도의 환경운동가 리드히마 판데이(12), 미얀마에서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인 아단(Athan) 공동 설립자인 예 와이 표 아웅(24)을 ‘올해를 대표하는 아시아의 청년 운동가 5인’으로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