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진로 등 소주업체들
미국시장 확대에 승부수
대용량으로 용기 바꾸고
주요 대도시 순회홍보
한류·한식 인기 활용도
한국 소주업체들이 LA를 비롯한 미국 내 과일 소주 시장 확대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타인종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과일 소주로 주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판매 확대를 꾀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26일 한인 소주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높은 도수와 소주 특유의 냄새로 레귤러 소주에 비해 타인종들이 과일 소주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주류 시장 공략 제품으로 과일 소주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낮은 도수에 과일 맛이 타인종들이 과일 소주에 호감을 갖게 되면서 주류 시장에 한국 소주를 소개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으로 업계는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과일 소주가 한인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도 과일 소주 판로 개척의 필연성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한인마켓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에 한국의 과일 소주가 LA 한인마켓에 등장하면서 초반에 반짝 인기를 누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소주의 강한 향과 도수를 즐기는 한인들의 음주 습관에 과일 소주가 맞지 않으면서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일 소주의 주류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롯데주류다. 롯데주류 미주법인은 과일 소주 ‘순하리’의 대용량 제품을 이번 달 LA에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대용량 ‘순하리’는 750ml 제품으로 기존 수출하던 제품(375ml)보다 두 배 정도 크기다. 타인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존 ‘소주병’에 담아서는 승부를 보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타인종들이 선호하는 대용량으로 소주병 크기를 변경했다는 게 롯데주류 미주법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타인종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복숭아 맛’을 가장 먼저 대용량으로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주병 용기 변화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업계의 상황에서 이번 순하리의 대용량 전략은 과일 소주의 원조답게 과감한 전략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순하리 과일 소주 판매량이 지난해 40% 정도 폭풍 성장을 한 것도 용기 변화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 김경동 미주법인장은 “미국 진출 소주업체의 공통 목표는 주류 시장 안착에 있으며 순하리 대용량 출시는 이를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현지 시장에 순하리의 대용량 제품이 안착해 인기를 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과일 소주로 주류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업계 1위 업체답게 용기 변화와 같은 물리적 충격 요법보다는 홍보 위주의 마케팅에 더 치중하겠다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속내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미국 법인 하이트진로아메리카는 과일 소주 ‘자두에이슬’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을 시작으로 한 달간 주요 대도시에서 제품 디자인을 랩핑한 전용버스를 활용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한류, 한식 트렌드 확산에 따라 타인종들이 한인 식당을 자주 찾는 것을 이용해 한식과 함께 반주 형식으로 과일 소주를 곁들이는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LA 인기 프로야구팀 다저스의 후원 주류 업체임을 앞세워 판촉 활동, 시음행사 등을 통해 과일 소주의 주류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남상욱 기자>
최근 출시된 롯데주류‘순하리’ 대용량 제품(위 사진)과 지난해 10월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자두에이슬’ 등 제품 홍보 행사 모습(아래쪽 사진).
<롯데주류/하이트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