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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아침] 계절 비망록

지역뉴스 | | 2019-03-02 21:21:54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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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접어들면서 부터 엔간했으면 싶을만큼 비가 잦다. 넘쳐도 모자라도 유난무난한 것이 비이긴한데 평년과 달리 겨울비가 여념없이 자주 찾아 온 셈이다. 겨울비는 개선의 여지를 잊고있었던 것 같지만 3월에 접어든 산야는 경이로운 생동감이 넘쳐나고 청아한 산세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적막에 잠겼던 도시의 표정에도 싱그러움이 시시각각 생명력의 서막을 열어가고 있다. 계절을 잇는 징검다리를 자처하듯 이른 새벽 부터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다. 계절의 서기(瑞氣)를 몰고 나목이며 갓 피어나는 봄 속으로 스며든다. 무심한 일상들이며 하잘것 없는 일과들 조차도 계절의 길목이라 그런지 떠나버릴 계절의 유속(流速)밀도가 따스하게 기억 속을 맴돌고 있다. 얼마전엔 계절이 급 브래이커를 밟은양 한 여름 날씨를 연출한 적도 있었다. 순순한 자연의 질서들이 상식을 비웃고 여상했던 질서들을 혼돈으로 몰고가곤 한다. 인생들의 이성을 무력화시키듯 계절 몸부림이 예사롭지 못했던 춥고 매마른 긴 겨울을 지나오며 그리움의 손짓으로 불러들인 봄이 어느새 성큼 들어서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보응하듯 소생하고 싹을 내민다. 줄기를 세워내고 잎이 물기를 머금고 꽃을 피워내며 인생들의 소망을 위해 끈질기고 줄기찬 생명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계절 또한 생명의 탄생으로 서막을 열고 성장을 거듭하며 유아기를 지나 유년의 맑은 꿈을 가꾸며 봄이 고지해준 연록의 풋풋함을 키워내듯 인류 생존의 역사를 이어가며 몫의 여정을 갖추어갈 채비를 해갈 것이다.  

계절의 순환은 착각이었다. 떠나간 계절은 전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계절은 언제나 자유롭고 싶어하며, 목적의식에도 매이지 않으며 어떤 수식어도 요구하지 않으며 감출것 없는, 억압이나 정체성의 자아를 덮으려거나 복잡스럽거나 외로움을 타지않는다. 계절은 무장해제하듯 회복이란 필요치 않다. 하냥 흘러가기만하면 되는 것이니까. 인생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자유주의의 선봉이다. 때로는 우중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밝고 부드러움으로 인생들의 회복을 위해 창조적인 사려를 아끼지 않는다. 인간심리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인생들의 균형을 되찾도록 이끌어준다. 계절과 인생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바 언제나 함께 엮여있음이라서 눌린 심성의 자유를 되살리고 일상을 풍요롭게 이끌어준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찌를, 자기 이해라는 경지에 까지 돌아보게 해준다. 생의 무게에 짓눌려 닫혀있는 마음들을 계절은 이음줄을 만들어내려 시시로 몸부림하기도 한다. 해서 인생들의 기대감에 넘쳐나도록, 계절이 예시하는 창의적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도록 눈짓을, 손짓을 보내고 있다. 계절의 무한 자유로움을 눈여겨 보라는 환성과 함께.    

계절이 휘감는 그리움 뿐 아니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막연한 그리움에 연연하다보면 아주 멀리로 생소한 낯섦을 찾아나서고 싶어진다.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커피향처럼 한 없이 담백하게 가벼웁게 살아지고 싶어진다. 열매를 거두어낸 자연의 땀방울을 기억하시사 창조주께서 주신 쉼을 허락받은 계절이라서 깊은 겨울 날에 피어오르는 그리움은 삶에 밀착되고 싶은 깊은 수심이 느껴지는 멍자욱 같은 그리움이다. 비움과 내려놓음으로 겨울을 견디어낸 나목의 기지개가 정적 속에서 일제히 새로운 생명을 틔워낼 서두름으로 보인다. 긴 여정 끄트머리에 이르러 모든 일로 부터 물러나 삶을 정돈하며 노을 속으로 사라져가는 노년기에 접어듦 또한 밀쳐낼 수 없는 섭리로 처연히 받아들여야 하리라. 

나목 가지 사이로 보이지않던 미풍이 하늘하늘 겨울 잠을 깨우고 있음이 도드라져 보인다.  추위와 갈함과 차가움의 계절을 견디어낸 나목의 떨림이 계절 비망록에 기록되어 우주 공간을 향해 열어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표명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겨울로 하여금 다른 계절과는 달리 어두운 색조를 띄게한 건 아닌지. 겨울은 왠지 진지함이 묻어난다. 어쩐지 눈에 띄이거나 겉으로 또렷하게 드러남을 숨기려는 무의식이 계절 길목 곳곳에 숨겨져있다. 겨울이 드리워지면 혹독한 추위와 모진 바람결이 먼저 떠오르지만 극심한 추위와 살을 에이는 바람을 몰고 다녔기에 새롭게 다가서는 계절에는 두려움을 사리지 않아도되는 저항력을 중화받을 수 있는 것이라서 겨울 마음 씀씀이가 착실하고 참된 걸음이었다고 고마움으로 아듀를 고하려 한다. 겨울이 비워내는 흐름의 가닥을 붙들고 다가서는 봄이라서 연한 옷자락을 나부끼듯 바람줄기가 뻗어나가는 흐름 가닥을 따라 사분사분 다가오고 있다. 긴 겨울비가 개인 끝이라 남빛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로 부터 봄 내음이 묻어온다. 겨울 끝자락이다. 봄 기운이 실린 바람결이 계절 표징이듯 살금살금 우리네 마음의 뜨락에도 꽃망울을 움트게 할 것이다. 떠나는 계절의 아쉬움을 다둑여주며 다가오는 계절과의 엇갈리는 연의 아픔을 떠안고 있는 계절 비망록엔 바람과 햇살이 연주하는 협주곡이 넉넉하고 포근하게 넘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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