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판결' 우려 제기에도
원고·피고 모두 배제 안 원해
하버드대학교 신입생 선발 과정의 인종차별 여부를 따지는 재판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과거 하버드대에 지망했다가 낙방한 판사의 이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아시아계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이라는 단체의 제소로 지난 15일부터 연방법원인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재판은 앨리슨 D. 버로스(57) 판사가 맡았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이 재판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전날 '연방판사는 하버드대를 떨어진 자신만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감추고 있다'는 제목의 익명 이메일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버로스 판사 본인이 이 대학의 입학을 거절당했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 편향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속뜻이 담긴 이메일이었다.
그러나 피고인 하버드대는 물론 원고도 지난 2014년 11월 제소 후 4년 동안 이 사건을 담당해온 버로스 판사의 제척을 원하지 않고 있다. 현시점에서 버로스 판사가 배제된다면 심리가 장기간 중단되는 등 재판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버로스 판사는 하버드대 동문의 자녀이지만, 입학에는 실패한 경우다. 그의 아버지는 하버드대를 1947년 졸업했다. 버로스 판사는 하버드대에 지망했으나 입학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미들버리대학으로 진학했다. 그는 '행복한 대학생활'을 거쳐 1983년 졸업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입학 문제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해지는 것과 관련해 CBS 방송은 하버드대 입학이 마치 밝은 미래를 향한 '황금티켓'을 잡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작년에는 무려 4만3,000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입학신청을 하면서 합격률이 미국 내 최저 수준인 5%로 떨어졌다.
CBS에 따르면 하버드대 출신자의 졸업 후 10년간 평균 연봉의 중간값은 12만9,000 달러로 아이비리그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의 평균 중간값인 8만1천600달러 보다 58% 많다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아시안 학생 입학 차별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연방 법원에서 아시안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