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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아침] 경이로움이 그립다

지역뉴스 | | 2018-03-24 19:19:49

김정자,칼럼,행복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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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탔다. 어둠 속에서도 숨을 쉬고있는 도심의 경이로움을 만나고 싶을 때면 이렇게 해질녁에 집을 나서곤 한다. 피치트리 센터에서 내려 천천히 도심의 밤 공기 속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센테니얼 파크까지 눈에 익은 조형물이나 발딩들을 돌아나오면 CNN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도심의 주말 밤은 화려한듯 느긋하니 붐빈다. 쇼 케이스의 네온싸인 까지도 분주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불러들인다. 노을이 물들었던 하늘 저 멀리로 뿌연 안개에 싸인듯한 빌딩 계곡이 어슴프레 어둠에 젖어들고 희미한 어둠의 경계가 서서히 고단했던 도심의 빌딩 숲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밀도가 다른 저녁 공기가 밤 내음을 품고 다른 색상으로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밤 하늘이 별들로 가득하다. 시니어 아파트라는 성냥갑 같은 공간으로 부터 벗어나 시야가 넓혀지는 경이로움을 맛 보기 위해 밤 산책을 나서곤한다. 시각의 자유만이 아니다. 깊은 겨울 추위 속의 주말을 택해야하는 번거로움만 감수한다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자연스러운 군중의 밀집 속에서, 군중들의 웅얼거림 속에서도 경이로움을 얼마든지 맛볼 수 있다.       

센테니얼 팍으로 밤 산책을 나온듯한 지팡이를 든 노신사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길동무는 낯가림 없이 연령 불문으로 곧잘 인사를 건네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금방 친해지곤 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도 유쾌한 대화를 이끌어낸다. 더러는 왜 말을 걸어오느냐는 식으로 외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럴때면 사람이란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나야 진심어린 대화의 꽃을 피우게되고 마음 속에도 평온이 흐르게 되는구나 싶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비로소 사람의 향내를 피울수가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가슴으로 이루어지고, 곁에서 지켜보며 작은 경이로움의 마음을 담으면 아름다운 글이 되고 이러한 풍경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평이한 일상 속에서 경이로움을 향한 그리움을 그리게 될 것이다. 낯 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 상쾌한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결엔가 얇은 정이 흐르고 알게 모르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다. 은근히 대화 속에 함께 휩쓸리다보면 말이 많아지기도 하고 세월을 잊은 듯 하냥 동심으로 돌아갈 때도 있다. 어머나 내 나이가 얼마인데 하면서. 

대화로 만남을 만들고 만남을 통해 성숙해지고 친구를 많이 얻어내는 길동무를 바라보며 경이로움을 금치못할 때가 있다. 많이 낯가림하고, 낯섦 앞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소심 골수파인 나로선 불가사의한 경이로움에 끌려들었고, 지금도 그 경이로움은 진행중이다. 무한한 사람의 덤불 속을 거대한 인종차별과 인간차별의 벽을 넘어서면서 광활한 우주 앞에 선 작은 인간으로서의 신비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내년이면 산수에 접어드는 할아버지신데도. 자연이 베풀어주는 한계 없는 경이로움을 만나기 위해 닭장 속 같이 되풀이 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몇시간씩을 달려 바다를 찾기도 하고 깊은 숲을 찾아 죠지아 국유림, 체로키 국유림에 이어 차타후치 국유림을 계절불문 셀수 없이 찾아다닌다. 웅장한 경이로움을 만나기도하고 아름다운 경이로움을 만나기도 하지만 경이로움은 항상 그립다. 음악회나 전시회를 찾아다니기도 하는 것은 반복되는 삶의 지루가 매너리즘으로 빠져드는 불행으로 부터의 탈출을 열심히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론 고도의 디지털 세계를 즐기고 있는 젊은 세대의 경이로움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단순했던 인터넷 기술에서 마법의 경지로 인간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 노파심으로 염려스럽다.

대 자연 속에 헤집고 다니다보면 방대한 우주 속에 티끌 같은 존재임을 매번 다짐하듯 확인하게 된다. 세상살이는 노력과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 탓에 산다는 것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삶 자체를 무의미의 굴레로 씌우며 제발로 함정으로 기어들기도 하니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올가미와 보이지 않는 덫도 숨겨져있다. 이러한 굴레를 벗어버리기에는 버겁고 지치기도 하거니와 때로는 집착에 붙들리기도 하는 것이 인생노정이라서 살아온 날보다 더 짧은 살아갈 날들을 위에 조금은 더 가벼워지기 위해 몸과 영혼에 날개를 달아보기로 했다. 은퇴자라는 황금기를 만났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생의 경이로움을 만나는 일은 올바른 이정표를 바라볼 수 있을때만이 가능한 것이라서 푯대를 향하는 시선이 흩어지지 않기를 소원하며 기도로 하루를 열고 기도로 하루를 매듭지으며 변함없는 보폭으로 걸어가고 있다. 인도자이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만나고 호흡하는 경이로운 일로 채워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며 남은 여정을 보전해 가려한다. 경이로움은 늘 그리운 것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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