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조정기에 접어든 것일 뿐이라며 불안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역대 하루 최대 하락폭을 눈 앞에서 지켜본 일반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이제 불안한 주식 시장의 불똥이 어디로 튈 지가 최대 관심사다. 봄철 성수기를 코 앞에 둔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 시장 폭락 사태가 이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매체 ‘인맨뉴스’가 최근 급등락을 거듭 중인 주식 시장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지난 2~6일 다우지수 무려 1,800p 하락
일부 전문가들“주식시장 조정기 왔다”분석
■ 불안하기만 한 주식 시장
지난 2일과 6일 사이 다우존스 지수는 무려 1,800 포인트(7%)나 하락했다. 월요일인 5일의 경우 다우 존스 지수가 주식 시장 사상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한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이후 주식 시장은 투자자들의 불안감과 안도감이 뒤섞여 며칠간 급등락을 거듭하다가 목요일인 8일 또 다시 1,032.89 포인트(4.15%)라는 엄청난 하락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것이 주가 하락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 역시 빨라져 긴축 재정에 따른 주식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 이미 예견된 조정기일뿐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주식 시장은 현재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덜 할 것이다.
다우 존스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만 6,616포인트를 찍은 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2주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불과 2주만에 지수가 약 8.5%나 빠지면서 투자자들을 일제히 공황 상태에 몰아넣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증시 상승폭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우 존스 지수는 지난 1월 26일 하루에만 무려 약 223.92 포인트나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인 2,616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 조정기는 지수가 직전 최고점에서 약 10% 급락했을 경우를 뜻하는데 지수가 일일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던 2월 5일까지도 아직 조정기에 진입한 시기는 아니었다.
3일 뒤 지수가 다시 약 1,030포인트 이상 떨어진 8일에 가서야 전고점 대비 약 10% 하락을 기록하며 조정기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렌스 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시장이 장기간 활황세를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조정기 진입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라며 “조정기를 거쳐 다시 반등할지 아니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살아나지 못하고 주식 시장이 이대로 주저 않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인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 투자자, 부동산 시장으로 눈 돌리는 계기 될 것
전반적인 주가 폭락 속에서도 부동산 관련 주들의 하락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대표적인 부동산 업종 상장주인 리알로지, 질로우, 레드핀, 뉴스 콥, 리맥스 등 주가는 낮은 하락폭을 보이며 폭락 여파 속에서도 선방 중이다.(2월 5일 마감 기준).
증시 분석가들은 주식에 비해 안정 자산으로 여겨지는 부동산 업종이 앞으로도 하락폭을 줄여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어체 퍼시픽 유니언의 셀마 헤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변동 의존도가 높아 변동성이 큰 상품 관련 업종이 현재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부동산 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망이 유지될 것”이라고 인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을 2000년대 초반 닷컴 붕괴 상황에 빗대며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과 2002년 사이 닷컴 붕괴로 증시가 폭락했을 당시 갈 곳 잃은 투자 자금이 이동한 곳이 바로 주택 시장이었다. 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증시가 장기 하락을 이어간다면 투자자들이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증시가 폭락한 2000년부터 주택 가격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융 자산의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동산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인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 크지 않다
첨단 기업이 집중한 가주의 일부 도시들과 텍사스 주의 오스틴, 워싱턴 주의 시애틀과 같은 지역의 주택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주택 거래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과 같은 첨단 대기업의 경우 직원들을 대상을 ‘스톡 옵션’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소득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주택 구매자들이 발생한다. 금융업 종사자 거주 비율이 높은 뉴욕의 주택 시장 역시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지역 중 한 곳이다.
기타 지역의 주택 시장은 주가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 시장은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보다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택 수요 변동 요인인 모기지 이자율이 채권 금리에 연동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대기 주택 구입자들은 주식 시장 상황보다 채권 금리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회복세에 자신감이 붙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부터 약 4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 축소 정책에 돌입했다.
이중 약 1조 7,000억 달러가 모기지 담보부 증권으로 자산이 시중에 풀리면 시중 금리 상승을 유도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모기지 이자율 상승폭이 높지 않을 전망이지만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일부 주택 구입자들의 경우 주택 구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몇주간 주택 시장 관심 역시 연일 출렁이는 증시로 쏠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자들이 증시보다는 채권 시장 변동을 더욱 주의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어한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넬라 리쳐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와 같은 장기 금리는 재무부 채권 이자율과 연동한다”라며 “증시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면 채권 금리도 오를 수 있다”라고 인맨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