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 행복한 아침] 설날 풍경

지역뉴스 | | 2018-02-17 18:18:49

설날,김정자,행복한아침,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고국의 민속명절이 다가오면 민족대이동이 떠올랐지만 이번 설날은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색다른 명절 모습이 연출될 것 같은 기대가 움칠댄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인 선수들의 눈에 비친 한국 명절이며 전통풍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내보이고 싶은 심정이랄까. 자태고운 한복으로 단장하고 세배다니는 설날 풍경이 어떻게 비쳐질까. 전쟁의 폐허 위에 의연하게 이루어낸 번영으로 IT강국, 첨단기술의 나라로 부상한 우리의 고국이라서 고유 문화와 5천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 혼에 흐르는 유유한 본질의 우수성이 널리 널리 알려졌으면 싶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있는 개성있는 우아미와 숭고미로 한국적인 미가 담겨있는 고전의상이며 토속적인 전통음식들과 예로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민족성의 천성인 정(情)의 본질을 과연 얼마나 발견할 것이며 높이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마음껏 열어두어도 좋을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싶어서이다. 

 명절이 되면 고국 산하를 만나보고 싶은 그리움이 더욱이 간절해진다. 낯선 땅에서 고향을 두고온 외로운 이민자끼리 어깨를 기대며 살아온 이방인의 고단한 삶이었다. 갈피마다 끼어드는 향수 같은 건 사치라며 가만히 밀어두고 분주한 삶을 이어왔던 탓에 고향을 잊은 채 살아온 것이나 진배없다.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땅의 명절도 고국의 명절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반기고 지켜내지도 못하고 누려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느 것에도 깊은 동참이 어렵고 어정쩡한 스탠스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자세라는할 수 밖에. 삼십여년 전엔 아이들에게 명절옷을 입히고 가까운 분들께 세배드리고 떡국을 나누며 명절풍속 명맥을 고수하려했지만 아이들이 대학생활로 흩어지기 시작하고 결혼을 하면서 어언 그 풍속마저 아슴푸레하게 된지 오래이다. 다지털 시대의 흐름에 실려 명절 풍경이 깃든 영상이나 문자를 전화기에 올리는 것으로 고작 명절풍습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명절날 풍속도의 근원은 가족의 결집이요 이웃을 돌아보는 나눔의 실천이다. 아무래도 민속명절하면 한가위 보다는 설인것 같다. 일년을 수고한 보람들이 곳간 가득하고 해가 바뀌는 길목에서 친족과 친지 이웃을 향한 풍성함을 나눌 수 있는 계제요, 새해다짐을 더욱 견고히 새기는 계기로 삼을수 있는 여유로움을 지닐 수 있음이라서 일제 강정기시대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도 꿋꿋이 지켜내려온 구정 설날이 더욱 정이 간다.

민속 전통명절이면 유년의 설날 풍경이 떠오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이 부엌에 즐비하고 음식에서 풍겨나는 풍미도 즐거움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집안 어른들께 큰 절을 올리고 새뱃 돈을 받는 세배 풍경이며 어머님이 손수 바느질하신 설빔을 입고 새배를 다니던 즐거움이 할머니가 된 지금까지도 고운 추억으로 남겨져있다. 사촌과 또래들끼리 어울려 동네 일가친척들께 새배를 올리고 푸짐한 상차림으로 과식을 하면서도 연신 어울려다녔던 기억까지. 한바탕 세배퍼레이드를 끝내고나면 남자 아이들은 재기시합이며, 쥐불놀이, 팽이치기, 연줄을 자르는 연 싸움, 썰매경주로 우루루 몰려다녔고 여자 아이들은 널뛰기로 한 껏  흥을 돋우며 밀려다녔다. 집안에선 윷놀이 판으로 편을 나누어 응원전 까지 곁들인 재미와 즐거움과 풍요가 설날의 설레임의 정점을 찍는다. 한 해를 살아온 삶의 등짐을 모두 내려놓으며 벗어버릴 수 있는 세시 풍속의 지혜로움을 엿보게 된다.

설날 전날 밤 제야에 잠을 자면 눈썹이 새얗게 센다는 말에 졸음을 참았던 습속이 떠오른다. 섣달 그믐 밤 부터 대문을 사통팔달 열어둔다. 해가 지면 아낙들의 대문출입이 통제되었던 시절의 묵은 야사거리다. 새벽이면 복조리꾼들이 골목 골목을 돌며 복조리를 담장 너머로 마당으로 던지며 ‘복들어 갑니다’하는 외침들이 이른 새벽을 쩌렁쩌렁 울리고 다녔다. 농경시대의 풍습으로 식량이 넉넉하기를 바램했던 민족정서의 유래였다. 설날의 설의 어원의 비롯 또한 몸을 사리다에 어근을 두고있기에 조심성있게 경계한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설날 아침을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사리듯 맞이하는 것으로 발 길은 닿지 못하지만 고향 설날 정서를 되새김 해야 할 것 같다. 이국에서 맞는 설날 풍경은 친지들과 정겨운 안부와 덕담을 나누며 훈훈한 설맞이를 하는 것으로 족해야할 듯하다. 이방인으로 지낸 햇수가 깊어갈수록 고향 설날 풍경은 노구의 눈 앞을 가리는 안개처럼 서서히 사위어 가고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가격 인하…암젠은 고무적 시험결과에 주가↑
비만치료제 위고비 가격 인하…암젠은 고무적 시험결과에 주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경쟁사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만치료제

미국내 한인인구‘205만명’
미국내 한인인구‘205만명’

연방센서스국 발표미 전체 인구의 0.61%아시아계 5번째   미국내 한인인구가 약 205만명(혼혈 포함)으로 추산돼 아시아계 가운데 5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연방센서스국이 5

실랑이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지자들
실랑이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지자들

각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지난 달 28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캠퍼스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대학시위 2천200여명 체포…경찰 발포 과잉대응 논란도
대학시위 2천200여명 체포…경찰 발포 과잉대응 논란도

컬럼비아대 점거건물 진압 과정서 발사…경찰은 "실수"친이·친팔 시위대 충돌까지…바이든 "폭력시위는 허용 안해"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갈수록 커지자 경찰이 강

UMC 동성애자 안수, 동성결혼 허용
UMC 동성애자 안수, 동성결혼 허용

동성애자 목사안수 금지 규정 삭제결혼 정의 "두 신앙인의 계약"으로 연합감리교회(UMC)가 8년만에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총회를 열고 성소수자(LGBTQ)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위암, 한국인 4위 암… 40세 이상 2년마다 내시경 해야
위암, 한국인 4위 암… 40세 이상 2년마다 내시경 해야

헬리코박터균·국물·짜고 매운 음식 탓찌개 등 음식 공유·술잔돌리기 피해야빈속에 마시는 술은 위벽에 치명적<사진=Shutterstock> “밥만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고

UGA 풋볼팀 감독 커비 스마트 최고 연봉
UGA 풋볼팀 감독 커비 스마트 최고 연봉

연봉 1300만 달러, 대학 최고 연봉 조지아대학교(UGA) 풋볼팀 불독스 감독인 커비 스마트(Kirby Smart)는 다시 대학 미식축구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코치가 됐다.

애틀랜타 백인과 흑인 소득격차 확대
애틀랜타 백인과 흑인 소득격차 확대

중간가계소득 백인 11만4195달러흑인 3만8854달러, 아시안 8만5천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인종별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애니 E. 케이지(Annie E. Ca

귀넷 다문화 축제 18일 개최
귀넷 다문화 축제 18일 개최

카운티 정부 오픈 하우스도 진행18일 귀넷 플레이스 몰 주차장서 제10회 연례 귀넷 다문화 축제(Gwinnett Multicultural Festival) 및 카운티 정부 오픈 하

조지아, 중국인 토지구입 제한법 발효
조지아, 중국인 토지구입 제한법 발효

농지, 군사시설 인근 상업 토지 구매 제한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조지아의 농지와 군사시설 인근의 상업용 토지를 중국인들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한 상원법안 420에 4월 30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