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쿼타 2배 초과
무작위 추첨실시 검토
노동허가 승인 중지
육류나 수산물 가공업체 등 미 업계의 저임금 외국인노동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단순직 취업비자‘(H-2B) 부족난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끝난 비자신청서 사전접수에는 쿼타의 2배가 넘는 신청서가 쇄도해 이민당국이 무작위 추첨실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노동 당국은 노동허가 승인을 일시 중단할 정도로 H-2B 비자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7일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최근 끝난 H-2B 비자신청서 사전접수에 하반기 쿼타의 2배가 넘는 신청서가 쇄도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H-1B 비자와 동일한 방식의 무작위 추첨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H-2B 비자는 이전에서 쿼타가 조기소진된 적은 있지만 사전접수에서 쿼타가 초과돼 무작위 추첨이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과 달리 최근 H-2B 비자가 심각한 쿼타 부족난을 겪고 있는 것은 미 업체들의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H-2B 비자는 비농업부문 업체들이 단순직종에서 저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는 취업비자로 미 업계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또, H-1B와 달리 직업숙련도와 학사학위 등 요구조건이 비교적 까다롭지 않아 취업 영주권을 취득하려는 이민자들도 몰리고 있어 갈수록 쿼타 부족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H-2B 비자는 H-1B와 같이 취업을 통해 영주권 취득이 가능해 한인들이 선호하는 취업비자로도 꼽힌다. 2016회계연도의 경우, 취업이민 노동허가를 신청한 한인 6,000여명 중 약 2,000여명이 H-2B 비자 소지자였을 정도로 한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2018회계연도 상반기에는 회계연도 시작 2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15일 쿼타가 소진됐고, 이번에는 4월 1일 하반기 시작 2개월여를 앞두고 쿼타가 조기소진된 것이어서 쿼타소진이 매년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H-2B쿼타부족으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이 어려워지자 미 업계는 인력부족을 호소하며 쿼타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 및 조경, 육류 및 수산물 가공업계 등 비농업부문 취업비자 수요가 많은 수백여개의 미 업체들은 연방 예산안에 H-2B 쿼타증원 조항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연방 의회에 보내기도 했다.
업계측은 청원서에서 “H-2B 쿼타 부족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어,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인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쿼타 증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지난해에도 관련 업계는 쿼타부족으로 인한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연방 의회가 나서 1만 5,000개의 임시 쿼타를 증원하기까지 했지만 상당수의 업체들이 쿼타 부족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