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교회들, 영적 부흥에 초점
‘교인 수 정체’가 최대 난제로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교인 숫자의 정체와 부족한 재정 형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성장보다 건강성을 더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지난 1일 열린 ‘2017 소형교회 리포트’ 세미나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교인 수 100명 미만 소형교회 목회자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9.8%가 목회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교인 수 정체’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재정 부족’과 ‘헌신된 일꾼 부족’이 19.9%로 나란히 2위를 기록했다. 또 ‘교회 공간 부족’(6.3%)과 ‘교인 간의 갈등’(5.3%)도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회 성장과 관련해서는 일반적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교회의 몸짓을 불리는 것보다 교회의 진정성을 갖추는 일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소형교회 목회자들 중에서 ‘교회 성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은 33.5%에 그쳤다. 하지만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66.5%나 됐다. 교회의 외형적 성장보다 영적인 내적 부흥에 우선적인 초점을 맞추는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두 배나 많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목회자들의 만성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연간 수입이 2,000만원 미만인 목회자들이 전체의 42%에 달해 거의 절반 정도의 목사들이 최저 임금 수준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연간 수입이 2,000만원에서 4,000만원 사이라고 밝힌 목회자들도 47.5%를 차지했다. 결국 소형교회 목회자 10명 중 9명은 일년 간 수입이 4,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열악한 재정 형편으로 인해 목회 이외의 일자리를 갖는 이른바 ‘투잡’(이중직)을 하는 목회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번 조사에서도 ‘투잡 목사’가 17.5%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목회 이외의 부업으로는 ‘학원 강사와 과외 교사’가 22.2%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과 ‘복지사업’이 각각 16.7%로 나타났다. 또 ‘단순노무직’이 13.9%, ‘택배·물류’가 5.6% 등으로 조사됐다.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해서는 목사 사이에서 부정적인 입장이 절반을 넘었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56.8%가 목회 이외의 일자리를 겸직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25.2%는 ‘평신도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목회가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도 18%를 차지했다.
목회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소형교회 목회자의 73.3%가 ‘만족한다’고 대답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보통이다’라고 밝힌 목사는 21.8%를 차지했으며,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전체의 4.9%에 불과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갖가지 안팎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소형교회 목회자의 대다수가 목회를 소명으로 믿고 최대한 교회를 섬기고 있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