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고점을 찍었던 전국의 집값 상승세가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공급 부족으로 셀러가 ‘갑’(甲)이었던 시장 분위기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바이어들의 경쟁 열기를 냉각시킬 정도로 집값이 지나치게 오른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부동산 정보업체 블랙나이트 파이낸셜서비스에 따르면 전국의 월별 집값 상승률은 올 3월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꾸준히 하락해 7월 현재 연율(annual gain)로 6.2%인 답보상태를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너무 오르면 판매량이 줄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가운데 가격 상승률은 낮아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코어로직은 남가주를 예로 들어 올 6~8월 주택 중간값이 50만달러 선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실종된 듯 변화가 감지됐다고 분석했다.
코어로직의 앤드류 르페이지 애널리스트는 “남가주의 8월 집값 상승률이 전년대비 7.5%로 높게 나타나면서 주택 소유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 현상을 희석시킨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해 14% 가량 오른 집값과 0.5%포인트 오른 모기지 금리 부담 등이 매수세를 약화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역으로 워싱턴DC는 8월 집값이 5% 이상 하락하면서 주택 거래는 증가했다.
전국부동산협회(NAR)의 최신 조사에서 렌트 세입자들은 적극적인 주택 구입 의사를 밝혔지만 현실과는 괴리를 보였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평균 다운페이가 최근 3년간 6% 꾸준히 오르면서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집 사기 좋은 때’가 아니라 ‘저축하기 힘든 때’”라며 “저렴한 주택 부족 탓에 내년에도 세입자의 주택 구입은 난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정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