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소모 적어 체중 증가
신진대사 저하로 면역력 뚝
심장질환 등 발병위험 높아져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sedentary lifestyle)이 건강을 해친다는 얘기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개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활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2008년 미국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밴더빌트 대학 논문에서는 약 6,30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평균 미국인이 앉아있는 시간은 7.7시간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나온 연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도 하루 평균 7.5시간 앉아서 지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자병’(sitting disease),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란 용어들도 생겨난지 오래다.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은 활동량이 적거나 거의 없는 상태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TV나 컴퓨터 스크린, 또는 태블릿 PC, 셀폰 등을 보면서 오래 앉아 있거나, 심지어 누워 본다. 혼자 앉아 있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모여 있는 상황에도 거의 앉아서 대화하는 것이 오늘날 현대인들의 생활상이다. 앉아만 있는 생활습관이 건강에 주는 악영향을 체크해보고, 해결책을 찾아본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몸에 주는 영향은
활동이 거의 없는 생활습관은 칼로리 소모가 적다. 결국 체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근력, 근육량도 감소하며, 대사활동도 떨어진다. 앉아만 있는 자세에서는 근육이 감소되면 혈류에서 지방 연소가 느려지며, 인슐린 효과 역시 저하된다.
뼈도 약해지고, 미네랄도 잃게 되며, 신진대사가 느려져 지방과 당이 더 축적된다. 혈액순환도 나빠지며, 염증에도 약해지고, 중성지방은 쌓이며, 호르몬 불균형, 면역력도 떨어진다.
조기 사망 위험도 증가한다.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은 비만,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콜레스테롤, 뇌졸중,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골다공증, 낙상, 만성 통증, 우울증 및 불안증 등 여러가지 만성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과 관련 깊다.
지난 2015년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47건의 연구논문을 체계적 문헌검토 및 메타 분석한 결과, 운동을 해도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질병에 걸릴 위험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2003년 5만명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에서는 매일 TV 보는 시간이 2시간씩 늘었더니, 비만 발생은 23%나 증가했다. 또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14% 높아졌다.
2007년 당뇨병학 저널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가 적고, 오래 앉아있는 생활은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
장시간 앉아있으면 추간판 디스크에도 부담을 주게 된다. 골반도 틀어지며, 컴퓨터 스크린으로 향하는 자세 때문에 좋지 않은 자세를 유발한다. 허리통증이 만성화된다.
실내에서 계속 컴퓨터 스크린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우울증이 증가한다. 실내에서 앉아 생활하기 때문에 비타민 D 부족 및 사회성 부족과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
2015년 발표된 호주 연구에서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불안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앉아만 있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은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발병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들도 보고된 바 있다.
#전업주부 혹은 은퇴자라면
앉아 있지만 말고 자꾸 몸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집안 가사일, 정원일, 잔디 깎기, 잡초 뽑기, 땅 파기, 정리정돈 등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이면 다 좋다. 땀이 날 정도로 강도를 높여서 하는 것이 추천된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집에서 활동할 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침식사 전, 저녁 식사 후, 또는 두 시간 모두 5~10분 걷기 시작해 30분까지 걸을 것을 권한다.
가까운 거리의 커피숍이나 마켓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TV를 볼 때에도 가만히 앉아서 보지 말고 움직인다. 아령을 들고 팔운동을 하거나, 요가 또는 제자리 걷기나 가볍게 뛰기를 해본다. 실내 자전거를 이용해도 좋다. TV 리모콘을 사용하는 대신 움직여서 채널을 바꾼다.
짐(gym)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집에서도 충분히 운동이 가능하다. 유튜브 등을 이용해 매일 꾸준히 시간을 정해놓고 꼭 한다. 요가 볼, 요가 매트, 밴드 등 집에서 활용해볼 수 있는 홈 운동법이 많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거나 혹은 자녀와 함께 등하교시 걷는 것도 좋다. 친구와 만날 때도 앉아서 만나기보다는 함께 걷는 활동을 해본다. 걷는 운동은 파트너를 구해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전화를 하거나 혹은 컴퓨터, 태블릿을 이용할 때 서서 사용한다. 스탠딩 데스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또한 만보계를 사서 활용해본다. 하루 5,000보~1만보까지 걷도록 노력한다. 골프를 칠 때에도 카트 운전보다는 걷는 것이 좋다.
#직장인이라면 해결책은
직장인은 대개 컴퓨터 책상 앞에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 지낸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짬짬이 운동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알람을 맞춰서 적어도 1시간마다 의자에서 일어나 책상 주변에서 움직인다.
전화를 받을 때도 일어난다. 30분에 1~3분 정도 일어나 움직이면 꾸준히 앉아 있을 때보다는 칼로리가 소모된다.
회사내 사무실에 높이조절 책상(stand-up desk) 또는 트레드밀 책상(treadmill desk)을 설치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엘리베이터 대신에 층계를 이용하며, 휴식시간 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빌딩 주변을 걷는다.
또 직장 동료들과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소통하기보다는 동료의 책상으로 직접 조금이라도 걸어가 말한다. 주차 역시 안전거리를 확보해 조금이라도 더 걸을 수 있는 곳에 주차하고 걷는다. 퇴근해서 운동하러 가는 것도 습관 들이면 좋다. 동네 산책 역시 추천된다.
출장을 가면 줄넘기나 운동도구를 가져가서 호텔에서 머물면서 사용한다. 또한 호텔 내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고, 공항에서는 걸을 수 있는 한 걷는다.
#운동 얼마나 필요한가
운동해도 소용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미국신장학회 임상저널’(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2015년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앉아있는 동안 1시간마다 2분씩 일어나 가볍게 활동하면 사망 위험을 1/3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성인은 적어도 매일 하루 30분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빨리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해당되는데, 미국 심장학회에 따르면 ‘적당한 강도’(moderate)는 운동을 하는 중에는 말을 어느 정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렵다. ‘격렬한 강도’는 숨을 고르기 전에는 몇 마디 밖에 말을 못할 정도다.
운동의 강도를 숫자상으로 체크하려면, 심박수를 재는 방법이 있다. 220에서 현재 나이를 뺀다. 예를 들어 40세면 1분당 180 심박수가 최대 심박수다. 최대심박수의 50~70%에 해당하는 심박수 범위가 90~126이면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근육강화 운동도 일주일에 2회 해야 한다. 다리, 엉덩이, 허리, 가슴, 팔 등 근육을 운동하는 것을 세션당 8~12회 운동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매일 1시간 정도 운동하는 것이 추천된다.
장시간 앉아있는 직장인은 틈새 시간을 노려서 자주 몸을 움직여준다. <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