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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봄의 해조(諧調)

지역뉴스 | | 2017-03-18 19:01:04

행복한아침,수필,칼럼,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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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귀뜸은 향기어린 꽃잎이 열리면서 미완의 봄을 완성으로 이루어낸다. 봄 선율이 소박하고 아늑한 고향 내음을 품고 다가오고 있다. 싱그럽고 훈훈한 봄의 생기가 부드럽게 대지를 쓰다듬고, 심원한 계절의 표적처럼 봄을 뿜어내려는 간절한 몸짓언어가 천지를 그윽하게 흔들어대고 있다. 조화로운 봄 하모니의 연주가 그립다. 꽃샘 추위도 아랑곳 없이 홍매화가 봄 햇살 아래 깊숙하고 아늑한 고요를 품고 은근한 향을 뿜어내며 피어나기 시작한다. 가지들이 새순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 황량하기까지 했었는데 눈부신 계절의 전령사로 다가와 설레임을 나눈다. 옛등걸의 가지 위에 입혀진 자욱한 꽃잎들이 꽃샘 추위로 매무새를 움츠리더니 헌화하듯 피어나고 있다. 맑게 개인 하늘과 어우러진 풍경이 순시도 멎음없는 기막힌 어울림이 특유의 평화로움과 포근한 화성을 자아낸다. 

앙상한 주변을 둘러보며 깊고 심유한 계절에서 깨어나려는 몸짓이 유유한듯 하지만 심오하기 이를데 없다. 나목들도 수런거리며 홍매화의 구성진 곡조에 귀를 모은다. 해서인지 봄이 겨울을 버릴 수 없다는 심수한 배려가 스산하게만 보인다. 이즈음 며칠은 봄기운의 오기탓에 문득 서두르는 봄의 입성이 기대되기도 했었는데 으스스한 기온이 밀려와 겨울코트를 꺼내입도록 만든 모양새가 천상 음산함을 감추지 못한 겨울 뒷자락의 어설픈 해프닝이 들키고만 셈이 되고말았다. 추운 비가 내린 뒷끝의 노을은 어찌 그리도 선명히 붉은지. 허허로운 겨울 들판이 허전하기 이를데 없음이 더욱 드러나 보인다. 

애틀랜타는 눈 구경만으로도 겨울호사를 누리는 편이라 추위가 그리 심하지 않은 탓에 이월만 지나면 봄기운이 스물스물 들판을 누비고 다닐것이라는 은근히 신망한 기대를 하기 시작한다. 아련한 봄 하모니를 거웃거리다보면 만개할 벚꽃이나 덕우드가 무성한 꽃잎을 내밀기 시작하고 초록의 싸이클이 분주하게 꼬물거림을 보게된다. 적적하고 삭막했던 계절의 변모가 새롭게 다가선다. 을씨년스러운 계절 한가운데 덩그렇게 놓여진 고적은 산책길에 나설 때 마다 나목에 맺힐 봉오리들을 기웃거리게 했다. 하마 떠나는 계절의 등이 보일까 넘겨다 보기까지 했었으니까. 꽃샘 추위도 치루었기에 봄의 시작을 기대해봄직도 하다. 꽃샘 추위의 변덕은 말릴 수 없는 것이라서 마음 놓기엔 아직은 이른것 같아 완연한 봄기운이 퍼지면 마음먹고 반기기로 했다. 종일 창을 열어두리라. 불라인드를 힘껏 올려두고 봄 기운을 방안가득 반겨들이리라. 미리 봄 맞이 청소도 해두리라. 저만치에서 오케스트라로 연주 될 봄 해조가 다가오고 있기에.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하기도하고. 어떤이들은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부진하던 사업이나 미루어지고 있는 취업문제들이 봄과 함께 풀려나기를 기대하게 된다. 일상에서 묶였던 일들이 풀려나는 계절이 봄이 되곤하기에. 하기사 인생도 자연계에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서 움추렸던 마음과 일상들이 봄기운에 연연하게 되나보다. 이렇듯 오매불망하던 봄도 봄 속으로 깊숙히 들어섰다 싶으면 어느새 모습을 감추어 버리는게 상습적인 계절의 습성이요 버릇이다. 계절과 계절사이에서 혼륜으로 갈피잡기 난감한 갈등을 계절마다 되풀이하고 있어 텅빈 공간 같은 대 공허를 맛보곤한다.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위에 희망을 품을수록, 기대가클수록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질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곧 후회가 누적되고 인간의 한계를 다시금 맛보게 되기도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한 해도 계절도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봄은 미망과 착각을 불러오기도 했던터라 무성해질 초록의 의연함과 편안함에 기대어 주어진 지금에 감사하면서 새로움을 도모하는 자세로 봄을 기다렸으면 한다. 20일이 춘분이기도 하려니와 봄의 첫날로 삼는 날이라 그런지 봄 기운이 삽상한 아침 공기에 서려있다. 밀려오는 꽃내음을 맡으며 눈을 감고 흔흔하게 취해본다. 봄의 해조에 심취해도 좋을 만큼 유려한 음조가 편만한 일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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