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3-03 08:57:08

경북울진,바다,바다여행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때로는 은빛 파도로 잔잔하게 밀려들고, 때로는 검푸르게 넘실대다 집어삼킬 듯 바위를 때린다.

옛날 바다, 요즘 바다가 다를 리 없지만 바다를 대하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다. 7번 국도로 남북길이 62km, 해안선 약 120km, 경북 울진은 가장 긴 구간에서 동해바다와 접하고 있다. 관동팔경에 포함된 오래된 바다 전망대가 2곳이고, 지금도 해안 곳곳에 새로운 볼거리가 들어서고 있다.

 

▦옛날식 바다 구경… 2개의 망양정과 월송정

망양정(望洋亭)이라는 이름에는 바다를 향한 그리움이 베어 있다. “평생에 바다 보려는 뜻 이루고자 하시거든, 그대 부디 망양정에 올라 보시게나.” 조선 중기 예안(지금의 안동)현감과 경상도사(慶尙都事)를 지낸 박선장이 망양정에 올라 읊은 시다. 높으신 양반도 바다 구경이 평생의 ‘버킷리스트’였으니, 가슴이 탁 트이는 만경창파는 최고의 감동으로 다가왔을 터였다. 바다보다 짠 내 나는 일상에 찌든 뭇 백성들은 꿈꾸기도 힘든 시절 얘기다.

울진에는 망양정이 2곳이다. 지도와 내비게이션에 ‘망양정’을 입력하면 울진읍내에서 가까운 근남면 산포리 둔산에 위치한 망양정을 안내한다. 둔산은 해안에서 보면 바위절벽이고, 반대편에서 보면 얕은 구릉이다. 해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를 수도 있지만, 반대편 언덕에도 따로 주차시설이 마련돼 있다. 해안도로가 없던 시절에는 분명 이 길을 통했으리라. 주차장에서 망양정까지 이르는 작은 봉우리엔 현재 울진대종을 세우고 해맞이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망양정은 언덕 끝자락, 바다 보기 참 좋은 자리다. 왼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왕피천으로 갈라진 2개의 해변이 길게 이어지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소리와 솔바람을 분별하기 힘들다. 조선 숙종은 관동팔경 중 망양정의 경치가 최고라 했고, 정조와 정철도 시로 찬양한 풍경이다.

망양정이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남쪽으로 약 15km 내려가면 기성면 망양리다. 이곳에 지었던 정자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허물어진 후 1860년 울진현령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 지었다. 후대의 기록에 따르면 “읍치에서 조금 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많은 백성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겠지만, 망양정과 지명이 같은 망양리 주민들로선 애석한 일이었다.

그 안타까움에 2015년 본래 자리에 ‘망양정옛터’라는 팻말을 붙이고 정자를 세워 주민과 관광객의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바로 앞에 해안도로를 내 터는 좁아졌지만 덕분에 바다와는 더 가까워졌다. 기성망양해변(망양정 앞의 망양정해변과 구분해 이렇게 부른다)이 손에 잡힐 듯 길게 뻗어 있어 바다 전망은 현재의 망양정보다 오히려 낫다. 다만 바로 앞 전봇대와 전선이 시야를 어지럽히는 게 단점이다.

‘망양정옛터’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다시 15km 내려가면 또 하나의 관동팔경 월송정(越松亭)이 나온다. 월송정도 해변에서 가깝지만 실상 바다 전망대는 아니다. 신라시대 화랑들이 울창한 송림에서 신선처럼 거닐었다는 유래처럼 바다보다는 솔숲이 운치 있는 곳이다. 입구부터 소나무 길이 이어져 바닷가임을 눈치채지 못한 정도다. 정자에 오르면 그제서야 해변과 바다가 아쉬울 만큼 보이는데, 그래서 바다색은 더 짙푸르다. 바다 자체가 목적이지만 멋스러움이 어우러진 울진의 ‘옛날 바다’ 여행지다.

 

▦요즘 바다 즐기기… 감성과 감각으로 만나는 바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울진에서 가장 큰 항구인 후포항 뒤편 ‘갓바위전망대’에는 신경림의 ‘동해바다-후포에서-’라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해안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찔할 정도로 바다가 코앞에 내려다 보이는 위치다.

바다는 더 이상 평생의 구경거리도 동경의 대상도 아니다. 시인도 시비도 철저히 감성의 대상으로 소비된다. 먼발치에서 무심히 바라보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고, 조그만 절벽만 있어도 전망대를 만들고 감각적인 아찔함을 즐긴다. 이곳 전망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다 위에 머리만 내민 갯바위까지 걷는 길을 놓았고, 뒤편으로는 후포등대까지 테크 산책로로 연결했다. 등대 부근에 이르면 바다뿐만 아니라 후포항과 원색으로 페인트를 칠한 알록달록한 어촌 풍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당연히 일출 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후포항에서 7번 국도로 약 26km를 거슬러 오르면 망양휴게소에 닿는다. ‘망양정옛터’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울진 7번 국도에서는 사실 바다를 볼 수 있는 구간이 드물다. 망양휴게소는 그 갑갑증을 한번에 풀어내듯 위아래에서 두루 바다를 훑을 수 있도록 지었다. 화장실 바다전망은 한국에서 가장 뛰어날 듯하다.

화장실에서 나오면 아래로는 바닷가까지 계단이 연결돼 있고, 위로 2개 층을 더 오르면 난간 끝자락에 돌출 전망대까지 갖췄다.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할 정도로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가 수직으로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 끝에 서면 하늘 반, 바다 반, 수평선 위아래로 푸르름만 남는다. 차문만 열면 만나는 바다에서는 힘든 여정 끝에 맛보는 감동도 아쉬움도 덜하다. 사진도 찍고 동영상으로 남기고, 이곳 바다는 충실하게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상이다.

망양정 인근 은어다리도 마찬가지다. 응봉산(999m)에서 흘러내린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건설한 다리 양편에 은빛 찬란한 대형 은어모형이 돋보인다. 다리 인근 산책로를 걸으면 하늘을 나는 물고기가 수면에 비치고, 다리 위에서는 하천, 모래톱, 바다, 하늘을 분리하는 3개의 수평선이 단순미를 극대화한 대형 추상화를 그린다. 은어다리는 해변을 거쳐 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 공원과 연결된다. 이곳에는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또 다른 바다, 울진아쿠아리움이 있다. 대형 수족관의 웅장함 대신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채워졌다. 하루 2차례 거북이와 가오리를 비롯한 물고기가 사육사를 따라 몰려드는 ‘피딩 쇼’는 이채로운 볼거리다.

죽변에는 유행을 앞서가서 추억이 된 바다도 있다. 바로 죽변항 뒤편에 자리잡은 드라마 ‘폭풍 속으로’(2004) 세트장이다. 13년 세월에 드라마 내용도 인물도 가물가물하지만, 바다로 살짝 튀어나온 언덕 위의 작은 집은 한번쯤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세트장에서 바로 옆 죽변등대까지는 키 작은 대숲을 통과하는 ‘용의 꿈길’로 연결돼 있다. 기록에도 없는 더 옛날부터 이곳은 용이 승천한 용추곶(龍湫串)으로 불려왔다. 대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돌아보면 세트장 뒤편 바다가 부드러운 두 개의 곡선을 그린다. 해안선 모양이 마치 하트를 연상시켜 ‘하트해변’부르기도 한다. 이미지와 감성으로 찾아가는 울진의 ‘요즘 바다’여행지다.

울진=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기성면 망양정 옛터에 새로 지은 정자. 바다 조망은 현재의 망양정보다 낫다.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죽변항 뒤편 ‘폭풍속으로’ 촬영장. 하트 모양의 해안선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멋스러운 옛날 바다 vs 감성 돋는 요즘 바다

망양휴게소 전망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해 절반은 입구에서 돌아선다. 

울진=최흥수기자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조지아 민주당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
조지아 민주당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

바텀스 '생활비 해결' 최우선 과제극단주의 배제, 중도실용노선 천명 지난 3일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에서 24년간 이어져 온 공화당의 아성이 완전히 무너지고 민주당의 주지사 탈환,

조지아 예비비 반토막, 바텀스 공약 추진 '빨간불'
조지아 예비비 반토막, 바텀스 공약 추진 '빨간불'

공화당 돈 잔치, 165→87억 달러로 줄어바텀스 핵심 공약 이행에 자금 부족해 주지사 선거와 주 의회 선거에서 거둔 승리로 민주당의 오랜 숙원 과제들은 오는 1월 새로운 활력을

귀넷카운티, 홈스테드 감면안 압도적 가결
귀넷카운티, 홈스테드 감면안 압도적 가결

스쿨택스 면제 장애군인, 교직원까지 귀넷카운티 주민들이 이번 주 세금 경감을 위한 두 건의 홈스테드 감면 주민투표를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키며 재산세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이번

C Land Realty, 조지아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 설립
C Land Realty, 조지아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 설립

전문 인력 양성, 스티븐 리 대표 강의 C Land Realty가 뉴저지에서 5년 이상 운영해 온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C Land Research Institute)의 교

30년 장인의 수작업으로 피어나는 '반지 위의 정원'
30년 장인의 수작업으로 피어나는 '반지 위의 정원'

한국 '행복귀금속' 뿌리 둔 맞춤 주얼리 스튜디오애틀랜타 '루터스 다이아몬즈' 10년째 명맥 1994년 한국 '행복귀금속'에서 출발한 가족 주얼리 하우스 '루터스 다이아몬즈(Lut

시온마켓, 5-11일 보령 우수농수산물 특판전
시온마켓, 5-11일 보령 우수농수산물 특판전

5일-11일 7일간 특판전 시온마켓 둘루스점이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한국 보령시 특산품 연례 홍보판촉전인 ‘2023 만세보령 우수농수산물 홍보특판전’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

미쉘 강 당선자 선거운동 감사파티 성황
미쉘 강 당선자 선거운동 감사파티 성황

"삶이 나아지도록 정성 담아 의정활동"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 하원 99지역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미쉘 강 주하원의원 당선자의 선거운동 감사파티가 5일 저녁 둘루스

귀넷 카운티,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
귀넷 카운티,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

7일 귀넷 페어그아운드전자제품 ∙ 폐타이어 등  귀넷 카운티가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를 개최한다.토요일인 7일 귀넷 카운티 페어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자이언트 판다 ‘핑핑∙푸솽', 오늘 일반 공개
자이언트 판다 ‘핑핑∙푸솽', 오늘 일반 공개

한달 간 검역·적응 기간 거쳐 600만불 들여 새 보금자리도  2년 만에 애틀랜타 동물원에 돌라온 자이언트 판다 핑핑과 푸솽이 6일 일반 관람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애틀랜타 동물원

대한항공, USA투데이‘10베스트 어워즈’3관왕
대한항공, USA투데이‘10베스트 어워즈’3관왕

비즈니스 및 일등석에기내식·객실승무원도 대한항공은 유력 종합일간지 USA투데이가 주관하는 ‘2026년 10베스트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3관왕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대한항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