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코스코·아마존 등
법무부, 가격 급등 조사
반독점 확인 시 강력 제재
가공업체 이어 유통업체
미국인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햄버거와 스테이크가 갈수록 ‘비싼 외식’이 되고 있다.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장바구니에서 쇠고기를 빼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나 돼지고기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처럼 쇠고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연방 법무부가 육류 가공업체에 이어 대형 식품 유통업체들까지 반독점 조사 대상으로 확대하면서 쇠고기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연방 법무부 반독점국은 최근 쇠고기 소매가격 상승과 관련해 월마트, 코스코, 아마존, 크로거 등 미국의 대형 식품 유통업체 8곳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법무부는 이들 업체의 쇠고기 가격 책정 방식과 마진, 비용, 도매 구매가격 및 육류 가공업체와의 거래 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대상은 월마트, 코스코, 아마존, 크로거, 퍼블릭스, 앨버슨스, 알디, 아홀드 델하이즈 USA 등이다. 스탠리 우드워드 법무부 차관보는 이들 업체에 쇠고기 소매가격이 최근 크게 오른 것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조사 자료에는 2020년 이후 가격과 비용, 마진 변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쇠고기 가격 부담은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방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6년 7월 갈은 쇠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파운드당 6.885달러였다. 1년 전보다 10.1% 올랐으며, 사상 최고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평균가격은 약 3.82달러 수준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2026년 7월 가격은 2019년보다 약 80% 오른 것이다.
스테이크 가격은 더 비싸다. BLS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쇠고기 스테이크 평균가격은 파운드당 13.06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이 또한 이 가격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쇠고기 전체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USDA 경제연구서비스(ERS)에 따르면 쇠고기 가격은 2024년 5.4%, 2025년에는 무려 11.6% 상승했다. 2026년에도 쇠고기 가격은 전년보다 9.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2026년 7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9.4%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쇠고기 가격 급등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식탁과 바비큐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주말이나 연휴에 그릴에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굽는 것이 대표적인 가족 여가이자 식문화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올해는 쇠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서 소비자들이 닭고기와 돼지고기 등으로 메뉴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실제 소비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블루욘더의 2026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쇠고기 구매자의 약 40%가 쇠고기를 사는 횟수를 줄였고, 11%는 거의 구매를 중단했으며, 4%는 완전히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 때문에 저렴한 쇠고기 부위로 바꾼 소비자도 17%에 달했다. 이 가운데 44%는 닭고기·돼지고기·해산물 등 다른 단백질 식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 최근에는 “쇠고기를 좋아하지만 가격 때문에 닭고기를 산다”는 식의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쇠고기가 목장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목장주 → 육류 가공업체 → 도매 → 대형 유통업체 → 소비자라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친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 5월 쇠고기 가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빅4’ 육류 가공업체인 JBS, 카길, 타이슨푸즈, 내셔널비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 4개 업체가 미국 쇠고기 가공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시장 집중도가 쇠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여다본 것이다. 법무부는 당시 300만건 이상의 문서를 검토하고 업계 관계자들을 조사해왔다.
이번에는 조사 범위를 유통업체까지 넓힌 것이다. 법무부는 가공과 유통 단계에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것인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향후 법무부 조사를 통해 실제로 유통 단계에서 반경쟁적 행위가 확인될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은 상당한 법적·재정적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는 위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대규모 벌금과 시정 조치 등 강력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