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FOMC ‘시험대’ 부상
“잭슨홀 메시지 선명” 평가 잇달아
단기채 금리 급등…한달만에 최고
9월 인상 확률 57%… 동결보다 높아
실제 행동시 트럼프와 충돌 불가피
![케빈 워시(왼쪽) 연준의장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image/fit/296341.webp)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에서 취임 이후 가장 선명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지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시 의장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실제 행동에 나설지 여부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28일 워시 의장의 잭슨홀미팅 기조연설과 관련해 그가 침묵을 깨고 통화정책 기조를 비교적 명확히 밝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고용보다 물가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대응할 주된 수단으로 정책금리를 꼽은 것에 주목했다. 워시 의장이 “기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한 발언도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워시 의장의 연설이 나온 28일 국채시장에서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장중 4.35%까지 뛰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4.72%로 상승했다. 반면 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5.20% 수준에서 보합의 움직임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도 0.55% 오르며 99.7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은 워시 의장이 9월 16일 FOMC 회의에서 당장 금리 인상을 이끌 수도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9일 연방 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15~16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1주일 전 39.9%에서 57.0%로 높여 잡았다. 반대로 동결할 확률은 60.1%에서 43.0%로 낮췄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으로) 연준을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는 길에 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월가 안팎에서는 워시 의장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감안해 금리를 올리기 껄끄러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28일 연설에서 금리 인상 의지를 한발 더 내보인 동시에 곳곳에 실제 금리 인상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그는 “중기의 기대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보인다”면서 “연준의 역할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기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연준이 선거 직전에는 급격한 금리 변동을 자제한 점도 부담이다.
실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국가부채에 부담을 주는 장기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최근 엔화 매수,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라는 특단의 대책을 연달아 꺼내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가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안정기금(ESF)을 활용한 근거 등을 요구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27일 보낸 서한에서 “엔화 시장이 무질서해지면 궁극적으로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항변했다.
재무부가 엔화 부양에 나선 의도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억제에 있음을 드러내놓고 인정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경우 백악관과의 갈등은 물론 시장에도 엇박자 신호를 주게 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서 “선거 전에 금리를 변경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가운데) 한쪽은 그 결정을 두고 몇 년 동안 결정권자에게 책임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로스앤젤레스 서울경제=이태규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