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올 250건 목표

역대 최대 규모 추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을 취소하는 ‘시민권 박탈’ 절차를 대폭 확대하면서 한인을 비롯해 미국 내 2,600만여 명의 시민권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시민권을 사기나 허위 진술로 취득한 범죄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와 이민 전문가들은 시민권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연방 법무부(DOJ)는 2025년 이후 지금까지 약 90건의 시민권 박탈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으며, 오는 10월까지 최소 250건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민권 박탈 소송이 진행되는 셈이다.
연방법에 따르면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신분을 속이거나 범죄 경력을 은폐하는 등 사기나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을 경우 정부는 법원에 시민권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최종 판단은 연방법원이 내린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사건 대부분은 성범죄, 마약 유통, 금융사기, 신원 도용, 전쟁범죄 가담, 테러단체 지원 등 중대한 범죄와 관련돼 있다. 일부는 귀화 신청 당시 다른 이름을 사용하거나 시민권 취득 자격에 영향을 미칠 사실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귀화 과정에서 사기를 저지른 사람은 미국 시민권을 유지할 권리를 상실한다”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시민권을 박탈하고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시민권 박탈 확대를 지시했으며, DOJ도 민사국에 관련 사건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최근 백악관은 이를 “역대 최대 규모의 시민권 박탈 작전”이라고 홍보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뚜렷하다. 바이든 정부는 4년 동안 24건의 소송을 제기한 반면, 트럼프 1기에서는 102건이 접수됐다. 올해는 불과 7개월 만에 이미 89건 이상이 제기됐고, 그중 최소 19건은 정부가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민법 전문가들은 현재 제기된 사건 자체는 과거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한다. 대부분 시민권 취득 이전의 범죄나 허위 진술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의 방향성이다. DOJ는 시민권 박탈 대상에 마약 카르텔 연루자와 민간 사기범 등을 포함하는 한편, “정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건”도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지침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포괄적 표현이 향후 적용 범위를 넓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스턴칼리지의 이민법 전문가 대니얼 캔스트룸 교수는 “현재 사건들은 기존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부가 훨씬 많은 자원을 투입해 시민권 박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