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조회·보안심사 강화에
트럼프 2기 수속 지연 심화
시민권 최대 1년 걸리기도
한인 이민자 불편·불안 가중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영주권 갱신과 시민권 신청 등 합법 이민 절차의 처리 기간이 눈에 띄게 길어지면서 한인들을 비롯한 이민자들의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연방 수사국(FBI) 신원조회와 보안 심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심사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영주권 갱신(I-90)이나 시민권 신청(N-400)이 4~6개월 안팎에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7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 영주권자는 지난해 12월 영주권 갱신을 신청했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새 카드를 받지 못했다. 그는 “예전에는 3~4개월 정도면 갱신이 끝났는데 이번에는 반년이 훨씬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권 신청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시민권을 신청한 또 다른 한인은 9개월이 지나도록 인터뷰 일정조차 통보받지 못했다며 “예전보다 심사 속도가 확실히 느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보안 심사 정책에 따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USCIS는 최근 내부 지침을 통해 영주권, 시민권, 망명 등 대부분의 이민 혜택 신청에 대해 FBI 신원조회를 확대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 이미 신원조회가 완료된 신청서라도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재조회가 필요한 경우에는 승인 결정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서명한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다. 행정명령은 USCIS가 FBI의 범죄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까지 활용해 신청자의 범죄 이력과 국가안보 위험 요소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 지침에 따라 지문 제출이 필요한 대부분의 이민 신청이 강화된 심사 대상이 됐다. 영주권과 시민권 신청뿐 아니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가족초청 및 약혼자 비자 청원 등도 포함된다. USCIS는 새로운 보안 심사가 완료될 때까지 승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했으며, 반대로 기각 사유가 명확한 사건은 추가 조회 없이 불허할 수 있도록 했다.
강화된 심사에서는 미국 내 범죄기록뿐 아니라 출신국 범죄 이력, 과거 이민기록, 허위 진술 여부 등을 교차 검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청자에 대해서는 추가 보안심사가 진행되면서 처리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USCIS는 “새로운 검증 절차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처리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미국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민법 변호사들은 이미 적체가 심한 USCIS 심사 시스템에 대규모 재조회 작업이 더해지면서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종준 변호사는 “예전에는 영주권 갱신이나 시민권 신청이 6개월 정도면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1년 가까이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신원조회와 지문 검증 절차가 이전보다 훨씬 엄격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민업계는 앞으로도 강화된 신원조회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영주권 갱신과 시민권 신청을 계획하는 이민자들은 해외여행, 취업, 운전면허나 신분증 갱신 등 중요한 일정을 미리 고려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세희·이창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