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2주기 앞두고 민사소장 제출
과잉진압 등“끝까지 책임 묻겠다”
경관 대상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
2년 전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했다가 뉴저지 포트리 경찰의 총격으로 억울하게 숨진 한인 여성 빅토리아 이(당시 25세)씨의 유족이 포트리 타운정부와 경찰들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의 유족은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두 해가 되는 날(7월 28일)을 보름 앞둔 14일 포트리 타운정부와 총격을 가한 토니 피켄스 주니어 경관을 비롯한 현장 출동 경관 5명을 상대로 연방법 및 헌법 위반 혐의로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7월 뉴저지주 대배심의 해당 경관 불기소 결정 이후 유족 측이 제기한 본격적인 법적 대응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던 사건의 진상 규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지난 2년간 타운정부와 경찰들은 책임 회피로만 일관해 왔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만 다시는 빅토리아와 같은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신념으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73쪽 분량의 소장에서 당시 포트리 경찰의 대응 전체를 문제삼으며 총 14개 혐의를 제기했다. 경찰이 긴급한 범죄 상황이나 합리적 예외 사유가 없음에도 영장없이 강제로 주거지에 침입한 행위와 문을 부수고 들어간 지 단 3초 만에 이씨에게 치명적인 총격을 가한 것은 연방법과 헌법을 위배했다는 것이 원고 측 입장이다.
아울러 원고는 경찰들이 진압 전 합리적인 대안을 배제하고 즉각적으로 살상 무기 사용을 모의한 행위 역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포트리 타운정부에 대해서도 연방법 위반에 따른 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신체적 응급 상황에는 일반 구급대를 파견하는 반면,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이들의 인도적 도움 요청에는 무장 경찰을 파견하는 차별적 운영방침을 고수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와함께 포트리 경찰국은 경찰과 정신건강 전문가가 함께 출동하는 뉴저지주의 ‘어라이브 투게더’ 프로그램에 사건 당시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무장 경찰 위주의 과잉 대응이 치료를 요청한 이씨를 사망에 이르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원고의 주장이다.
배심원 재판을 요청한 원고 측은 모든 피고들에게 공동 책임을 물어 실질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 및 경고를 위해 경관 개개인을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장에는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유족의 입장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2024년 7월27일 밤, 조울증이 있었던 이씨의 치료를 위해 오빠가 911에 연락해 경찰이 아닌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교환원은 정신건강 관련 신고에는 경찰이 필수 동행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이에 동요한 이씨가 작은 접이식 칼을 손에 들자 오빠는 다시 911에 연락해 자해나 위협 우려 없이 단순히 칼을 들고만 있는 상태임을 알리고 신고 취소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한 피킨스 경관 등 포트리 경찰들은 상황 완화 조치 없이 강제 진입을 결정했고, 누가 살상 무기를 사용할지 등 각자 역할을 짧게 상의한 뒤 문을 부쉈다.
문이 열렸을 때 이씨는 한 손에 플라스틱 물병을 들고 있었고 칼을 쥔 손은 어머니가 붙잡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피킨스 경관은 곧바로 실탄을 발사했고 치명상을 입은 이씨는 결국 사망했다.
소장에는 포트리 경찰이 최초 현장에 도착하고 총격을 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에 불과했으며, 이씨가 칼을 들고 있었는지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진입한 지 3초 만에 무리하게 총격을 가했다고 기술됐다. 더욱이 바로 곁에서 딸이 총에 맞는 것을 목격한 어머니와 현장에 있던 오빠는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가 사망 선고를 받을 때까지 면회조차 허용되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원고 측은 주장했다.
< 서한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