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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태어나면 시민권자” 원칙 지켰다… 한인들 안도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6-07-01 08:37:55

출생시민권 유지 판결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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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시민권 유지’ 판결 해설

 수정헌법 14조 ‘속지주의’

 “대통령도 못 바꿔” 확인

 비이민 비자 한인 가정 등

자녀 신분 불확실성 해소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시민권 제도의 근간인 ‘속지주의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판결은 미국 헌법 질서와 이민정책의 방향, 그리고 수백만 이민자 가정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특히 서류미비 신분은 물론 학생비자와 취업비자, 투자비자 등 각종 체류 신분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가정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한인 이민사회에도 직접적 영향이 미치게 됐다.

 

■출생시민권이란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은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다. 그 법적 근거는 1868년 남북전쟁 직후 제정된 수정헌법 제14조다.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150년 넘게 미국 시민권 제도의 핵심 원칙으로 유지돼 왔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등 일부 국가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트럼프 vs 연방대법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시민권 적용 대상을 대폭 축소하려 했다. 불체자 부모는 물론 학생비자(F-1), 취업비자(H-1B), 관광비자(B-2), 교환연수(J-1) 등 임시 체류 신분을 가진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 제도가 원래 노예 해방 이후 흑인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지, 불법 이민자나 원정 출산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수정헌법 제14조의 문언과 역사적 의미가 매우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시민권을 “권리를 가질 권리”라고 규정하며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헌법을 변경할 수 없으며 시민권 부여 기준 역시 의회 입법이나 대통령 정책이 아니라 헌법이 결정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행정부 권한의 한계를 재확인한 판결이기도 하다.

■한인사회에 의미는 

이번 판결은 한인사회에도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현재 미국에는 학생비자, 취업비자, 투자비자, 종교비자 등 비이민 비자로 체류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명령이 시행됐다면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시민권 취득이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또한 영주권 취득 절차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자녀의 법적 지위 문제까지 겹치면 수많은 이민 가정이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었다.

이 판결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은 기존과 동일하게 보장된다. 따라서 합법 체류 신분을 가진 한인 가정은 물론 서류미비 가정의 자녀들도 기존의 헌법상 보호를 계속 받게 됐다.

이와 관련,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의 김갑송 나눔터 국장은 “그동안 판결을 앞두고 임신 중인 한인들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지 문의가 많이 왔었다”며 이번 판결이 다행스럽다면서도 출생시민권을 없애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트럼프 이민정책 타격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도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안긴 것으로 평가된다. 출생시민권 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대표적인 이민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대통령이 행정명령만으로 헌법상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제동을 걸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판결이 곧바로 이민정책 전반의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대규모 추방, 망명 제한, 국경 통제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경한 이민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이는 우리나라에 큰 불행”이라고 주장하며 의회 입법으로 자신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의회는 돈이 많이 들고 불공정한 출생 시민권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오늘 시작해야 한다”며 “그들은 나의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대법원 앞에서 이민 단체 관계자들이 출생시민권 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로이터]
연방 대법원 앞에서 이민 단체 관계자들이 출생시민권 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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