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소 폐쇄로 정제능력 급감
제트연료·디젤 부족우려 확산
항공사 노선 축소·운임 인상
![제트연료 공급 불안에 가주에서 올 여름 항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LA 국제공항(LAX)의 혼잡한 모습. [박상혁 기자]](/image/fit/293134.webp)
중동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캘리포니아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올여름 제트연료와 디젤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항공·물류·관광업계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포춘(Fortune)지에 따르면 유럽은 이미 연료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특히 제트연료 부족 사태가 조만간 캘리포니아와 미국 서부 해안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임에도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와 달리 에너지 공급망 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는 태평양과 산악 지형 사이에 위치한 특성상 석유·연료 파이프라인 건설이 어렵고 비용도 높다. 여기에 강력한 환경 규제와 강화된 연료 기준까지 더해지면서 정유 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돼 왔다. 결국 캘리포니아는 개솔린과 디젤, 제트연료 상당 부분을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시아 역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여기에 최근 LA 지역 필립스66 정유소 폐쇄와 샌프란시스코 인근 발레로 베니시아 정유소 폐쇄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두 정유소는 캘리포니아 전체 정제 능력의 약 20%를 차지했던 핵심 시설이다. 발레로는 추가로 윌밍턴 정유소의 미래까지 검토 중이다.
개스버디의 석유 분석 책임자인 패트릭 드 한은 “아시아가 자체 공급난을 겪는 시점에 캘리포니아가 두 개의 정유소를 잃은 것은 최악의 타이밍”이라며 “향후 3주 안에 평화 합의가 없다면 올여름 서부 해안의 제트연료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항공업계는 벌써 흔들리고 있다. 노스 애틀랜틱 항공은 이번 여름 LAX 노선을 전면 취소했고, 유나이티드 항공은 최대 20% 운임 인상과 일부 비혼잡 시간대 노선 축소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연료 절감을 위한 노선 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는 현재 제트연료 재고가 역사적 평균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공급 부족 위험은 인정했다. 특히 LAX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서부 공항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캘리포니아가 이미 미국 최고 수준의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평균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6.16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약 36% 높다. 디젤 가격(7.50달러) 역시 전국 평균보다 2달러 가량 비싸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항공료와 물류비, 소비자 물가 전반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대표는 “다른 지역은 가격만 걱정하지만 캘리포니아는 공급과 가격 모두 위험하다”며 “캘리포니아는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 고립된 ‘페트로 아일랜드(Petro Island)’와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홍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