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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미주한인 등 외국인 부동산 규제 강화

한국뉴스 | 경제 | 2025-12-11 09:29:41

한국정부, 미주한인 등 외국인 부동산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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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실거주 의무화 이어

자금조달 계획 제출해야

미 국적자, 중국 이어 2위

재외동포 예외조항 필요

 

 한국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한국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한국 정부가 외국인 주택 거래에 대한 2년 실거주 의무에 이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까지 의무화하는 초강도 규제에 나서면서 미주 한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미주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은퇴 후 역이민을 계획하던 한인 시민권자들이 ‘외국인 투기꾼’으로 분류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26일부터 서울 전역과 인천·경기도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용 주택을 거래하려는 외국인에게는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토지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이어서 국토부는 지난 9일 이 같은 규제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로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내년 2월 10일부터 시행되는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토허구역 내 외국인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와 그 입증 서류 제출이 의무화하는 것이다. 해외 차입금, 예금 조달 내역 등 해외자금은 물론 국내자금 조달 내역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체류 자격 등 신고 의무도 추가된다.

 

외국인 매수인의 체류 자격과 183일 이상 거소 여부 등을 거래 신고 내용에 포함해, 투기성 유무를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무자격 임대업, 탈세 등 불법 행위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불분명한 자금을 들여와 거주 의사 없이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는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 조치를 통해 국내 대출 규제를 피해 출처 불분명한 자금으로 투기성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는 행위를 막고, 공평과세 및 시장 교란 행위 조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토허구역 지정 후 최근 3개월간(9~11월)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는 작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으며, 서울 지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투기꾼’을 겨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미주 한인 ‘외국인’으로 분류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미주 한인 사회에서 한국 부동산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언젠가 돌아갈 곳’, ‘은퇴 후 안식처’, ‘부모 재산 상속’ 등 정서적 유대와 합리적 수요가 결합된 경우가 많다.

 

은퇴를 앞둔 김모(68) 씨는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시민권자일 뿐 외국인 투기꾼이 아니다. 집 한 채를 미리 사서 은퇴 후 살겠다는 소박한 계획이 실거주를 강제당하면서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의 역이민을 위한 합리적 주택 수요를 아예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LA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박모(63) 씨는 “생계 문제로 한국에 당장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것은 모국에 오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 없다”며 “한국 사람에게 주택은 마지막 안전망인데, 이 안전망을 끊어버리는 대못 규제”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체 외국인 주택 보유 가구(약 10만호, 전체의 0.52%) 중 미국 국적자가 22%로 중국인(56%)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미주 한인으로 추정되는 만큼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주 한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미주 한인들의 한국 부동산 수요는 귀국, 은퇴, 가족 문제와 직결된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예외조항’이나 교민 전용 특별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투기 억제라는 정책의 취지는 살리되, 합리적인 수요를 가진 재외동포들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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