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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선거법 개정되나

한국뉴스 | 정치 | 2025-08-22 09:18:23

재외국민 선거법 개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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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개헌 논의 개시 속

 국민투표법‘헌법불합치’

현행법으론 실시 불가능

“우편투표 등 확대 필요”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개헌’이 1순위 국정과제로 포함되면서 재외국민 선거법 개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공식활동을 마무리한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시한 개헌 주요 의제에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검찰 영장청구권 독점 폐지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담겼으며,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계획이 적시됐다. 다만 개헌 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201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10년째 방치돼온 재외국민 국민투표법 개정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문제의 조항은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이다. 이 규정은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된 사람만 투표인명부에 등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헌재는 2014년 7월 이 조항에 대해 “국민투표권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본질적으로 보장돼야 할 권리인데, 거소신고 여부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국회에 2015년 말까지 재외국민 국민투표와 관련된 개선입법을 요청했으나, 기한은 넘겼고 법은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았다. 그 결과 2016년 1월 1일부터 해당 조항의 효력은 상실된 상태다.

이 때문에 현행법 체계에서는 개헌을 포함한 어떤 국민투표도 시행할 수 없다. 중앙선관위 역시 “투표인명부 작성이 불가능해 재외국민 국민투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식화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시도했으나, 국민투표법 미개정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된 지금, 재외국민 국민투표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재외국민 규모는 약 240만 명에 달하는데, 현행 제도는 이들의 국민투표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권력구조나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과연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정치권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20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폐기됐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대선 공약으로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내걸었으면서도 정작 개정 논의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입법 의무를 방기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0년 가까이 국회가 사실상 ‘시간 끌기’를 한 사이, 240만 재외국민의 참정권은 사문화된 상태로 방치됐다.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를 비롯한 재외국민 단체들은 이번 개헌 논의가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투표를 허용하면서 국민투표만 배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국민투표야말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정치행위인 만큼 해외 거주 국민에게도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재외국민 투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해외 공관을 직접 방문해야 투표할 수 있어, 장거리 이동이나 업무 제약 때문에 실제 투표율은 저조하다. 

우편투표나 전자투표 도입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지 않으면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해외 거주자 상당수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경험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국민투표법 개정은 단순히 미비점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재외국민 참정권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시행되고 있는 재외국민 선거가 글로벌 이주 현실과 유권자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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