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마켓 보고 나오다
가방 낚아채고 질질 끌고가
“허리뼈 다치고 금품 빼앗겨”
70대 한인 여성이 마켓 주차장에서 날치기 강도의 공격을 받아 금품을 빼앗기고 부상을 당했다.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 벨뷰에 사는 한인 이모(72)씨는 강도로 허리뼈에 부상을 입고 5,000달러 상당의 금품을 빼앗겼다고 시애틀N 뉴스에 밝혔다.
1952년생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원하지 않는 이씨는 12일 시애틀N과 인터뷰를 통해 강도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씨는 강도 피해를 당했던 지난 10일 카이로프랙틱과 침술원 등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오후 3시30분께 샤핑을 하기 위해 벨뷰 지역 한인 마켓을 찾았다.
이씨는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벨뷰에 있는 한 교차로에서 차가 받히면서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날도 침과 카이로프래틱 치료를 받고 렌트카인 도요타 RV4를 몰고 마켓과 같은 주차장을 쓰는 오피스 디포 장애인 주차공간에 차를 세웠다고 한다.
왼쪽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20여분간 샤핑을 했던 이씨는 짐이 무거워 마켓 직원의 도움을 받아 주차된 차량으로 갔다. 이씨에 따르면 차량 오른쪽 뒷좌석에 짐을 모두 실은 뒤 도움을 줬던 직원이 돌아가고 운전석쪽으로 가서 차문을 연 뒤 너무 목이 말라 가방 안에 있던 물을 한모금 마시려고 하던 차에 누군가 갑자기 다가와 가방을 채가려고 당겼다.
용의자는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강력하게 버티던 이씨를 질질 끌고가며 폭행하고 밀치면서 가방을 빼앗아 미리 대기하고 있던 감색 세단 오른쪽 앞좌석으로 탄 뒤 도주했다.
이씨는 “가방 안에 운전면허증에다 장애인 주차카드, ORCA카드, 데빗카드, 차량보험 카드에다 현금 100달러 정도 들어있어 이를 뺏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용의자가 폭행한 뒤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용의자는 키가 175~ 177cm 정도 될 정도로 건강하고 옆에 흰머리가 히끗히끗난 30대 정도의 남미계로 보였다”면서 “용의자들은 내가 주차를 할때부터 강도 표적으로 삼고 기다리고 있다가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강도들에게 빼앗긴 큰 가방이나 가방 안에 있던 손지갑 등 가방 값만 해도 5,000달러는 된다”면서 “병원 등을 다니면서 물병 등을 가지고 다녀야하고 각종 서류를 담아야하기 때문에 큰 가방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강도가 타고 떠난 차량을 따라가며 영어와 한국어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주변에선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결국은 마켓 정문 앞에서 팜플렛을 나눠주던 노부부의 도움으로 911에 신고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후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진단 결과 허리 1번 뼈가 압박 골절되고 손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일단 응급조치를 한 뒤 이날 밤 늦게 퇴원해 집에서 치료중이다.
이씨는 “강도 피해 이후 딸이 인터넷 등을 통해 조사를 해봤더니 해당 주차장에서 지난해 5~6건의 날치기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한인들도 샤핑을 갈때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