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 위헌"
연방대법 판결 뒤 소급 적용 명령
17세 때 살인을 저질러 미시간 주 법원으로부터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선고받고 56년 이상 복역한 70대 남성이 재심을 통해 자유의 몸이 됐다.
1일 현지 언론들은 "미시간 주 최장기수 셸드리 탑(74)이 전날 석방됐다"고 전했다.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교도소 문을 나온 그가 마중 나온 동생과 함께 제일 먼저 간 곳은 인근 스테이크 하우스. 그는 "내일 어떤 기분이 들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석방 소감을 밝혔다. 201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후유증을 앓고 있는 그는 수감기간 옥바라지를 해준 가족과 함께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탑은 1962년 미시간 주 오클랜드 카운티의 가정집에 침입, 흉기를 들고 집안을 뒤지다가 주인이 나타나자 몸싸움 끝에 살해했다. 그는 집주인의 차를 타고 도주한 지 2주 만에 시카고에서 체포돼 법원에서 사면·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987년과 2008년 인권 단체의 도움을 받아 사면 청원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탑의 운명을 바꿔놓은 것은 2012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다. 연방 대법원은 "아무리 살인범이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에게 가석방 기회조차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은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어 2016년 이 판결이 소급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 탑에게도 석방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달 26일 열린 재심에서 제임스 알렉산더 판사는 탑에게 징역 40~60년을 선고하고 교정당국으로부터 모범수로 인정받은 점을 감안, 10년 감형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이미 56년 이상 복역한 탑은 석방 자격을 얻었다.
경찰 수사 결과 탑은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12세 때부터 정신질환 치료소를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전기충격요법과 수치료 등을 받다가 범행 당일 미시간 주 폰티악의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국 29개 주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 선고를 허용하고 있다.

17세 때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선고받고 56년 복역 끝에 석방된 셸드리 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