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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연말 샤핑 ‘실속형’… 양말·커피·기저귀 선물

미국뉴스 | | 2025-12-22 09:48:19

고물가에 연말 샤핑 실속형, 양말·커피·기저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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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경기 불안’에

소비자, 높은 물가에 불만

 

 인플레이션과 관세 등의 영향으로 연말 샤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지출 계획이 예년과 달리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로이터]
 인플레이션과 관세 등의 영향으로 연말 샤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지출 계획이 예년과 달리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로이터]

 

올해 셜리 스필레인(26) 씨의 연말 샤핑 목록은 한마디로 실속 챙기기다. 도마와 커피, 양말이 전부다 연말 위시 리스트의 전분다. LA에 거주하며 학교 카운슬러로 일하는 스필레인 씨는 예년에는 크리스마스에 큰돈을 지출하곤 했지만,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와 주택 임대료, 공공요금 부담, 게다가 생후 6개월 된 아기까지 생기면서 올해 연말 지출을 대폭 줄였다.

스필레인은 남편에게는 자동차 먼지털이를, 이모에게는 잼을 선물할 계획이다. 총예산은 200달러. 대부분 선물은 창고형 대형 할인 매장 샘스클럽에서 장을 보며 함께 살 수 있는 물품들이다. 그녀는 “이번 시즌은 예년과 다르다”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한 데다 아기도 생겨서, 지출 규모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 일상 생활 용품 구매 급증

스필레인 씨처럼 미국 전역에서 연말 샤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의 지출 계획이 예년과 달리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인플레이션, 가전 제품, 신발, 장난감 등 연말 단골 선물 품목의 가격을 끌어올린 관세까지 겹치면서, 많은 가정이 지출 항목과 용도를 다시 따져보고 있는 것이다.

추수감사절 직후 발표된 소비 관련 데이터를 보면, 올해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가전과 의류, 가구 등 생필품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용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사이버 먼데이 하루 동안 냉장고와 냉동고의 온라인 판매는 10월 평균 대비 무려 약 1,700% 급증했다.

이 밖에도 진공청소기(약 1,300% 증가), 소형 주방가전(약 1,250%), 조리기구(약 950%), 전동공구(약 900%), 재킷(850%) 모두 일상생활에 필요한 품목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의 비벡 판디아 디렉터는 “이들 제품은 대부분 반드시 필요한 일상 용품들”이라며 “소비자들은 전반적인 경제 환경을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을 위한 구매든 선물용이든 매우 전략적으로 지출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 소비자, 높은 물가 불만 여전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폭은 예년보다 많이 낮아졌으나 지난 5년간 이어진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생활비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높다. 이 같은 소비자와 유권자들의 정서는 지난달 버지니아, 뉴욕, 뉴저지 주에서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굳히는 데 힘을 보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내세우려는 목적의 ‘물가 안정 투어’(AffordabilityTtour)에 나서게 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카지노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았던 물가가 크게 내려오고 있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전국 각 지역의 소비자 1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 거의 모두는 올해 연말 샤핑에서 한층 더 신중한 소비를 하겠다고 답했다. 할인 여부를 꼼꼼히 따지고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기본이고, 선물의 개수와 선물을 주는 대상 자체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 필요한 기저귀 선물할 것

텍사스 주 오스틴에 사는 메건 오어 씨와 같은 일부 부모들은 기저귀와 아기용 샴푸 같은 일상용품을 포장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하고 있다. 오어 씨는 “기저귀 선물이 좀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선물 포장을 푸는 재미는 있을 것”이라고 예년과 달라진 선물 준비 모습을 전했다. 자신의 위시 리스트와 관련해서는, 선물 대신 공과금 등 생활비에 필요한 현금으로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선뜻 말을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하이오 주 애크런의 로스쿨에서 진로지원 서비스 디렉터로 일하는 알레시아 벤치 씨는 올해 지갑 사정이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달러씩 지출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올해는 절반으로 줄이고, 선물도 실제로 쓸모가 있을 물건만 고르고 있다. 아버지에게는 골프공, 남동생에게는 바비큐 도구 세트, 올케에게는 신발을 선물로 준비했다. 자신의 위시 리스트에는 프라이팬과 계량컵을 넣었다. 벤치(35) 씨는 “다른 사람들만큼 비용 부담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금껏 가장 적은 돈을 쓴 해”라고 전했다.

 

■ 고소득층도 할인 매장으로

올해 연말 소비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들의 지출 행태의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저소득과 중산층은 지출을 줄였고, 고소득층도 명품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매장에서 연말 샤핑을 즐기고 있다.

민간 데이터 분석 업체 컨슈머 엣지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예상외로 호조를 보였지만, 그 증가분은 주로 할인점과 달러스토어, 오프프라이스 백화점, 아마존, 이베이 같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 저렴한 물품을 살 수 있는 매장에 집중됐다. 반면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고급 백화점의 매출은 약 10% 급감했고, 명품 의류 브랜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와이 오아후에서 선물 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제시카 리옹 씨는 “이번 연말 시즌에는 주방 행주나 재사용 간식 봉투, 포스트잇 같은 일상용품을 찾는 손님이 늘었다”라며 “정부 셧다운 당시부터 사람들이 충동적인 소비를 꺼리기 시작했다”라고 올해 확 달라진 관광객들의 소비 모습을 전했다.

 

■ 연말 소매 매출 작년보다 감소

데이터 분석업체 칸타의 메리 브렛 휘트필드 부대표는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인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매하는 품목 수는 줄어들고 있다”라며 “높은 가격과 관세, 각종 인플레이션 압박을 보면 소비자들의 사고방식이 더 실용적으로 바뀐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소매연맹’(NRF)에 따르면 올해 연말 소매 매출은 약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의 4.3% 증가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며, 2021년의 13% 성장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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