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등 "피해자 증언 신뢰"
WSJ "증거 없다, 표결해야"
전국변협, 인준 중단 요청
27일 연방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진행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관련 청문회를 두고 미국 사회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자신의 증언이 "100% 확실하다"는 피해여성과 "나는 결백하다"고 항변하는 캐버노 지명자 사이에서 누구의 의견이 더 믿을 만한지, 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이 갈린 상황이다. 캐버노는 "나는 그녀(포드)에게도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그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포드는 이날 캐버노 지명자가 출석하기 전 청문회에 나와 고교 시절이었던 1980년대 초반 한 고교생 모임에서 취한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력 당할 뻔했다고 말했다.
다수 언론은 피해자인 팰로앨토대 크린스틴 포드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싣고 캐버노 지명자 인준에 신중한 처리를 주문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에서 포드 교수의 증언은 차분하고 위엄이 있었던 반면, 캐버노 지명자는 불안한 모습에 적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히 태도가 아니라 신뢰도라고 꼬집었다. 사소한 문제들에 잘못된 답변을 했고, 중요해 보이는 문제들에서는 정직성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했으며 때때로 답변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만 반복해서 주장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에서 공화당이 즉각적인 투표를 고집한다면 이는 무책임한 것이고, 표결을 강행한다면 책임 있는 투표는 부결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표결에 앞서 먼저 사건을 조사해 이들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논리적인 수순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또 USA투데이도 사설에서 두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러니까 더더욱 정지 버튼을 누르고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적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정반대의 관전평을 내놨다. WSJ은 포드 교수를 확실히 동정 어린 증인이라 부르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캐버노 지명자의 자기변호는 강력했으며 감정적이었고 때로는 분노에 차있었다고 전했다. 그가 대법관 인준 과정을 '수치'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고 했다.
언론계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인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전국변호사협회는 캐버노 지명자 인준 중단을 요청하고 나섰다. 전국변호사협회는 상원 법사위원장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내 말 믿어주세요"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한 브렛 캐버노(왼쪽) 연방대법관 지명자와 그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크리스틴 포드가 각각 증언하는 모습.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밖에서 캐버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