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시장 ‘이중 잠금’ 심화
거래도 25년래 최저 수준
저매물·구매력 악화 이중고
‘금리인하 없이 회복 어려워’
전국 주택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에 이어 7%에 육박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주택 구매자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기존 주택소유자들은 과거 확보한 초저금리 모기지를 포기하지 못해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고 싶어도 비싸서 못 사고, 팔고 싶어도 낮은 금리를 버릴 수 없는’, 이른바 주택시장 ‘이중 잠금’(double lock-in) 현상이 심화하면서 거래량 감소와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주택시장의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기존주택 계약체결지수는 71.2로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며,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7월 계약 체결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특히 서부 지역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지역은 높은 주택가격과 상대적으로 비싼 생활비 부담으로 구매 여력이 크게 약화된 지역으로 꼽힌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의 모기지 금리가 여름철 주택 거래를 압박했다”며 “높은 가격 때문에 주택이 시장에 오래 머무르고 있고, 과거처럼 경쟁적인 구매 제안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높은 대출 금리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27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66%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6.56%)보다 높은 수준이다. 15년 고정 모기지도 5.98%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모기지 금리는 6% 중후반대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다시 7%에 접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가 7% 수준으로 올라갈 경우 구매자의 월 상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30년 고정 대출 기준으로 30만달러를 빌릴 경우 원리금 상환액은 금리 6.5%에서는 약 1,900달러 수준이지만, 금리 7%에서는 약 2,000달러 수준으로 증가한다. 금리 차이만으로도 장기간 수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높은 금리는 주택 구매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 당시 많은 주택소유자는 2~4%대의 낮은 모기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이동할 경우 6% 후반대의 새로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3% 금리로 40만달러 모기지를 보유한 주택소유자가 현재 같은 규모의 대출을 6.6% 금리로 다시 받으면 월 납부액 차이는 수백 달러 이상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집주인들이 이사를 미루고 기존 주택에 머무르는 ‘록인(lock-in)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를 줄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구매자들은 두 가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첫째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이다. 둘째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월 상환액 증가다.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주택가격은 일부 지역에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같은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금리가 3%대일 때와 6% 후반대일 때 월 부담액 차이가 커지면서 첫 주택 구매자들의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 거래 부진은 신규 건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7월 단독주택 착공은 연율 기준 80만8,000채로 전월보다 9.9%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7% 줄었다. 전체 주택 착공도 7월 기준 연율 123만9,000채로 전월 대비 12.4% 감소했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