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발 장바구니 물가 쇼크
폭염·가뭄 농축산물 생산↓
코로나 이후 25%이상 상승
소고기·계란·채소 등 타격
![폭염과 가뭄, 화재 등 기후 변화가 식료품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image/fit/295992.webp)
전 세계 식량 시장에 새로운 위기가 닥치고 있다. 전쟁과 원유 가격 상승, 물류망 차질 등이 과거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가뭄·산불 등 기후 변화가 식탁 물가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라고 부른다. 폭염)이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공급 부족을 초래하면서 식품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는 의미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는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농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폭염 이후 닭 약 300만 마리가 폐사했고 우유 생산량도 약 30% 감소했다.
특히 유럽 전역에서 채소 농가 피해가 심각하다. 잎채소, 당근, 양파, 마늘 등 주요 작물 등 일부 품목은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기후 충격은 글로벌 농산물 시장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식료품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상승한 뒤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부담은 여전히 크다.
연방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6년에도 식료품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식품 가격은 약 3% 수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료품 가격은 약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식 가격은 약 3.4%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단순히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생활비 문제라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품목 중 하나는 소고기 가격이다 가뭄으로 목초지가 줄고 사료 비용이 상승하면서 미국 소 사육 규모는 최근 7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USDA는 2026년 소고기와 송아지고기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2026년 6월 기준 소고기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1.8%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고기 공급 부족은 단순히 마켓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햄버거, 스테이크 전문점, 패스트푸드 업체 등 외식업계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 메뉴 가격 인상으로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구매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계란 가격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식품 가격 상승 사례였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산란계가 대규모 폐사하면서 계란 공급이 감소했고, 가격이 급등했다. USDA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2025년에도 전년 대비 약 21.9% 상승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변수는 기후다. 폭염은 닭, 소 등 가축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농작물 수확량을 줄인다. 특히 채소류는 날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USDA는 2026년 신선 채소 가격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밀과 옥수수 생산량 감소는 빵, 파스타, 시리얼, 오트밀, 밀가루 등 미국 가정에서 자주 소비하는 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은 세계 최대 농산물 생산국 중 하나지만, 글로벌 곡물 시장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해외 생산 감소가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폭염이 향후 식품 가격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쟁 같은 지정학적 요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이나 공급망 회복으로 완화될 수 있었지만, 기후 변화는 단기간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택비, 보험료, 의료비 등 생활비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식료품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경우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 가계에도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조환동 기자>
















